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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질 잘 하는 자에게 상을 주겠다”

2012-04-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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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용 입체 만화영화 스타들 음성연기 훌륭

“해적질 잘 하는 자에게 상을 주겠다”

파이릿 캡틴(휴 그랜트 음성연기)이 부하들의 응원을 받으며 노략질에 앞장서고 있다.

스탑 모션 클레이메이션 만화영화들인 ‘월래스와 고밋’과 ‘치큰 런’ 등을 만든 영국의 아드만사가 제작한 입체 만화영화로 해적들의 모험과 액션을 재미있게 그린 온 가족용 영화다.
애니메이션 기술과 시각적 효과도 좋고 볼 것이 많으며 위트와 유머가 풍부한 대사 그리고 흥미 있는 내용과 각기 특색이 뚜렷한 인물들 및 요란한 액션과 스타들의 훌륭한 음성 연기 등 즐길 것이 많은 영화인데 결점이라 할 것은 비슷한 얘기를 중복하는 바람에 중간 중간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 슬랩스틱 코미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기디온 드포의 소설 ‘해적들! 과학자들과의 모험’(The Pirates! In an Adventure with Scientists)이 원작.

1837년. 매년 블러드 아일랜드에서는 ‘올해의 해적’을 뽑는데 해적질을 많이 해 제일 많이 금은보화를 약탈한 해적에게 상이 주어진다. 이 상을 타려고 안간힘을 쓰는 해적이 파이릿 캡틴(휴 그랜트 음성-인터뷰 참조).

그러나 콧수염과 무성한 턱수염에 금단추로 장식한 재킷을 입고 모자를 쓴 캡틴은 해적질이 신통치가 못해 매번 콘테스트에서 고배를 마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하들은 캡틴을 멸사봉공 식으로 섬긴다.


부하들의 이름이 재미있다. 생긴 모양과 차림과 개인 특징에 따라 붙인 이름으로 ‘스카프를 한 해적’(마틴 프리만), ‘통풍증의 해적’(브렌단 글리슨) 및 ‘놀랍도록 커브가 진 해적’(애슐리 젠슨) 등. 그런데 ‘커브가 진 해적’은 콧수염을 한 여자로 동료들은 그가 여지라는 것에 대해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편 캡틴의 라이벌들은 블랙 벨라미(제레미 피븐), 펙 렉 헤이스팅스(레니 헨리) 및 화끈하게 섹시하고 사납고 단도 잘 쓰는 커틀래스 리즈(셀마 하이엑) 등으로 이들은 매년 ‘올해의 해적’ 콘테스트 때마다 캡틴보다 훨씬 많은 약탈물들을 들고 와 캡틴을 욕되게 만든다.
그런 캡틴의 불운은 어느 날 그와 졸개들이 젊은 진화론자 찰스 다윈(데이빗 테난트)을 납치 하면서 방향을 바꾸게 된다. 다윈은 캡틴이 애지중지하는 앵무새 폴리가 앵무새가 아니고 멸종된 도도라면서 폴리를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에 소개하자고 설득한다.

그런데 폴리를 본 해적을 극히 증오하는 악의에 가득 찬 빅토리아 여왕(이멜다 스턴튼)이 폴리를 왕궁 동물원에서 키우겠다며 그 대가로 캡틴에게 엄청난 돈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캡틴은 그 돈이 ‘올해의 해적’이 될 만큼 큰 액수여서 사랑하는 폴리를 놓고 양심의 갈등을 겪는다.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폴리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아주 고약하다. 알고 보니 여왕은 희귀음식 식도락가. 세계 정상들을 초청해 자기 식도락 자랑을 하면서 또 함께 즐긴다. 그래서 캡틴은 ‘올해의 해적’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여왕과 맞붙어 칼부림을 하면서 클라이맥스가 우렁찬 액션으로 장식된다. 물론 해피엔딩.
입체영화여서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을 들인 인물들과 세트를 비롯해 모든 것이 더 사실적이요 감각적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영화로 음악도 재미있다. 피터 로드 감독. PG. Sony. 전지역.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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