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에드가 앨런 포 소설 따라하는 살인범

2012-04-27 (금)
크게 작게

▶ ‘갈가마귀’ (The Raven) ★★★

에드가 앨런 포 소설 따라하는 살인범

포(왼쪽)와 형사 에멧이 킬러를 수사하면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볼티모어에서 활동한 미국의 기인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미스터리 소설과 괴이한 내용을 다룬 글을 쓴 에드가 앨란 포는 1849년에 40세로 사망했는데 그의 사망원인은 정확히 모른다. 알콜 중독자요 아편을 즐겼던 그가 술과 매독과 기타 질병으로 죽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다.
이 영화는 포가 죽기 전 5일간 형사와 함께 자기 글을 본 따 살인을 하는 시리얼 킬러를 쫓았다는 가설 속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평범한 사건추적 스릴러다. 굉장히 끔찍한 장면들이 있다.

처음에 눈 내리는 겨울 공원 벤치에 앉은 포(존 큐색)가 실성한 사람처럼 “레널즈”라고 중얼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파트에서 두 모녀가 무참히 살해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에멧 필즈(루크 에반스)는 살인 수법이 포의 소설 ‘모르그가의 살인’(The Murders in the Rue Morgue-여러 번 영화화 했다)을 본 딴 것을 알고 처음에는 포를 의심한다. 이어 역시 포의 소설인 ‘핏과 펜듈럼’(The Pit and the Pendulum-역시 영화화 했다)의 내용을 따 포의 라이벌인 비평가 그리스 월드(존 와나비)가 몸이 두 동강이 난 채 살해된다. 에멧은 여기서 살인자가 포의 글을 광적으로 추종하는 자라고 판단한다.
이어 포와 비밀리에 약혼을 한 거부 해밀턴 대령(브렌단 글리슨)의 딸 에밀리(앨리스 이브)가 가면무도회에서 살인자에 의해 납치되면서 에멧과 포는 서로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합동수사에 들어간다.
한편 범인은 연쇄살인을 저지르면서 현장에 에밀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조금씩 남겨 놓는다. 포와 머리싸움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이코 범인은 포에게 포와 에멧의 수사과정을 평소 포의 글을 싣던 헨리 매독스(케빈 맥날리)가 편집국장으로 있는 지역 신문에 매일 게재하라고 지시한다.

포는 이 지시에 따라 수사과정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자기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동원해 범인의 정체에 서서히 접근해 간다. 영화를 잘 보면 범인이 정체를 드러내기 전에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포와 범인이 대면을 하는데 전체적으로 플롯이 엉성하고 어리석다.
연기를 잘 하는 큐색은 미스 캐스팅이다. 동안인 데다가 살이 토실토실하니 쪄 술과 마약에 찌든 약골 모습의 포에 어울리지가 않는데 그것을 카버라도 하겠다는 듯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눈알을 부라리면서 오버 액팅을 한다. 그보다는 에반스의 연기가 훨씬 낫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 R. Universal.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