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올해는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 호가 침몰한지 100주년을 맞는다. 1912년 4월15일 새벽 2시, 대영제국이 세계에 자랑한 타이타닉 호가 북극해에서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였으며 1,502 명의 생명이 죽었다. 이 배는 영국 사우스햄턴을 출발하여 뉴욕을 향하고 있었다. 배의 크기는 맨하탄의 4개 블록 넓이로, 11층이 되는 어마어마한 건축물로 생각하면 된다. 지금도 이렇게 큰 배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 내부의 호화로운 장식은 마치 왕궁에 들어간 것 같았다고 하였다. 승무원도 당시 가장 크다는 여객선들의 승무원보다 3배가 되었다. 이 때 죽은 사람들이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격이다. 뉴욕 도착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승객들은 모두가 흥분하고 즐겁고 호화로운 음식과 춤을 즐기고 있다가 참사를 당한 것이다. 때때로 고통과 비극은 생각하지 않을 때에 닥친다. 세상 일이 내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불가항(不可抗)의 사건이 엄습할 때도 있다.
바다의 조수는 아마도 지구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되었을 것이다. 들어오고 또 나간다. 조수가 물러간 자국은 지저분하다. 그러나 한 때의 자국만으로 낙심할 것은 없다. 조수는 다시 밀려와 만조가 될 것이며 아름다운 물결이 어느 날의 수심을 잊게 해 줄 것이다. 감정이 조수에 끌려 다니는 것보다 조수의 변화를 조용히 기다리며 희망을 가지고 착실하게 오늘을 메우는 것이 지혜롭다.
재해경제(Economics of Disasters)란 말이 있다. 경제학자 케빈 클리센(Kevin Kliesen)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지진 홍수 태풍 같은 자연재해가 몰고 간 뒤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재해지역의 경제는 좋아진다고 한다. 재해경제는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재해 직후로서 손실의 단계이다. 2단계 역시 간접손실의 기간이 있다. 그러나 그 후 3단계의 시기가 온다. 회복과 재건의 기
운을 타고 돈이 풀리고 일이 많이 생기고 소매 거래가 활발해진다. 건축자재에서 일회용 식품까지 거의 모든 품목에서 매매가 활성화한다.
장기간으로 보면 재해를 당한 것이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 침체했던 경제가 오히려 재해지역에서 활발해지는 수가 많다. 불평이나 넋두리는 너무 가까운 곳만 보기 때문이다. 시간적으로도 멀리 보고, 나만 생각하는 것보다 사회나 국가 등 넓게 보면 어려움이 고마움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한 미국인이 있었다. 나이 7세 때 온 가족이 집에서 쫓겨났다. 9세 때 어머니 사망, 그는 열 살부터 일해야만 하였다. 점원 노릇을 했는데 22세 때 해고되었다. 23세 때 빚을 얻어 친구와 함께 작은 가게를 차렸다. 26세 때 동업자가 병사하여 혼자 빚을 몽땅 짊어졌다. 28세 때 4년을 쫓아다니던 처녀에게 구혼하였으나 거절당했다. 그는 하원의원에 두 번 도전하였으나 낙선하고 세 번째 당선되었다. 그의 나이 35세였다. 그 후 재출마하였으나 다시 실패, 41세 때 네 살 난 아들이 죽었다. 45세 때 상원의원에 출마하였으나 또 낙선, 47세 때 부통령에 출마하였으나 역시 실패, 49세에 상원의원에 나갔으나 다시 낙선. 그러나 51세 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의 이름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포기할 줄을 모르는 사나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실패가 최후까지 노력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고통은 양심을 일깨워 주고, 나를 강하게 만든다. 고통 없는 승리는 없으며 가시덤불을 헤치지 않고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당황하고 겁먹은 코끼리는 개구리에게도 걷어 차인다‘는 힌두교의 격언이 있다. 세익스피어는 “치통을 지긋이 참아보지도 못하고 철학자가 될 수는 없다”고 하였다. 고통의 가치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말이다. 무자비한 것 같아도 팽이는 쳐야 돌지 편안하면 쓰러진다. 팽이의 아름다운 율동은 아픔 속에서 창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