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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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은 엄마 몫? 이젠 아빠도 나서자

2012-03-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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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직한 아버지 역할

어린 자녀의 교육에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버지가 자녀 교육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아버지의 관심을 듬뿍 받는 어린이들의 경우 자부심이 강하고 학교 성적 또한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런 아이일수록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확률 또한 높다. 자녀들의 바람직한 교육과 성장을 위해 아버지가 해야 할 일들을 알아본다.

■ 무엇을 기대하는지 확실히 밝혀라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게 밝혀두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안팎에서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면 넉넉한 시간을 갖고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

아버지가 사전에 중대 사안에 대해 상의하면 아이의 부담을 덜어주고 자신감도 심어줄 수 있다. 직장에서 프로젝트에 임하는 것처럼 열정을 갖고 아이의 학교 이벤트에 접근하는 태도를 보여라. 주말을 이용해 다가오는 행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 학교선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라
바빠도 시간을 내어 아이의 담임선생과 만나서 안면을 터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없는 모범생이라고 하더라도 교사와 정기적인 대화 채널을 만들어 둔다.

아버지가 아이의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교사는 문제가 있거나 자녀의 교육과 관련, 무언가 상의를 원할 때 아버지에게 연락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만 학교를 방문하는 아버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문제가 생길 때까지 아이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아이는 학교 성적이 떨어지거나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되어야만 부모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 매주 한번은 학교를 찾아라
생업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를 댈 생각은 말라. 현명한 아버지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일 주일에 한 번은 발을 들여 놓는다.

등교시간에 아이를 픽업해 주는 것도 좋고, 쉬는 시간에 스낵을 함께 먹거나 교내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 것도 좋다. 스포츠 이벤트 참여나 필드트립을 함께 떠나는 것도 권장한다. 사전 통보 없이 학교를 방문, 아이를 깜짝 놀라게 해주는 것도 아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게 만들 것이다.

■ 그날 있었던 일이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직장에서 돌아와 아이와 자리를 함께 하면서 그날 있었던 일이나 재미있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한다. 아이의 얘기를 듣고 나서 어른도 같은 이야기를 해준다. 여기서 포인트는 자녀와 정기적인 대화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가 아버지에게 상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 월~목은 아이가 가장 바쁜 요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보통 월~목요일은 아이가 학교 과제물로 바쁘다. 가족 스케줄을 짤 때 이점을 고려하도록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오는 숙제나 프로젝트를 꼼꼼히 마치고 제 때 제출하도록 관리·감독에 신경 쓴다.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TV부터 켜지 말고 잠시 숨을 돌린 후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날 할 일은 모두 마치고 노는지 등을 가장 먼저 점검한다.


■ 일주일에 두 번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집에서 주로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가정이 많다. 초등학생인 경우 아버지도 일 주일에 최소 두 번은 아이에게 책을 소리 내어 읽어준다.

아버지가 책을 읽어주는 아이는 숙제를 더 즐겁게 하고, 교실에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이밖에 일주일에 한번은 아이와 함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직접 읽을 책을 고르게 한다.

■ 학교에서 일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미 많은 초등학교가 아이들의 아버지(또는 어머니)를 교실로 초청해 직업이나, 가족, 취미 등에 대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만약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교장이나 교감에게 제안해 보는 것도 좋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어린이들 앞에서 세상사는 일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면 엄청난 교육적 효과가 있다.

■ 뭐든지 해주려는 태도는 피해라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힘들어하면 무조건 문제를 해결주려고 든다. 이는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면 숙제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아이의 숙제를 해줄 경우 아이는 배우는 게 없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문제를 풀면서 어떻게 해야 답을 찾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가르쳐라. 아이의 독립심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음을 강조하라
아이의 학교 성적이 기대치보다 못하면 이에 대한 아버지의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고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부모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심하게 야단치거나 비난하는 행동은 자제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수시로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 필요하면 도움을 청하라
많은 어린이들이 필요할 때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엇을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이다.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성적이 곤두박질 칠 위험에 처한 경우 하루라도 빨리 도움을 청해야 한다.

담임선생에게 도와달라고 말하거나 실력 있는 가정교사를 구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학교 공부를 못한다고 수영, 테니스 등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피한다.

기르기‘왜·어떻게’질문에 익숙해야
■ 비평적 사고 기르기
한인부모들에게는‘왜’(Why), ‘어떻게’(How)로 시작되는 질문이 익숙하지 않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비평적 사고력을 키우려면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보다는 아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 비평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을 알아본다.

■ 비평적 사고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강조되는 것이 비평적 리딩(critical reading)이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은 뒤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접근 능력을 요구한다.

비평적 사고는 어릴 때부터 갖춰져야 리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훗날 고등학교 때 치르는 대입 학력고사인 SAT에서 영어부문을 ‘크리티컬 리딩’으로 부르는 것만 보더라고 비평적 사고의 중요성이 나타난다.

■ 자녀와 대화방법이 중요하다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린 자녀가 계속 질문을 한다면 처음에는 간단히 대답하다가 곧 짜증이 날 수 있다. 특히 한인 가정의 경우 수직적 관계가 여전히 지배하는 문화여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결국 부모들의 인내와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

최대한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부모의 생각을 전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새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고 부모의 노력에 따라 보다 깊은 내용과 정보를 스스로 찾아 물어보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 부모의 노력이란 들어주고, 자녀가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다음 질문을 아이에게 던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왜’‘어떻게’ 질문이 중심이 되어야 함을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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