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은 12학년생들이 지원한 대학들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는 시즌이다. 하지만 두툼한 합격 통지서만 받는다고 자동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 교통비 등 대학에 다니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UC 계열대학만 해도 이것저것 모두 합쳐 일 년에 3만달러가 넘게 들며 명문 사립대의 경우 총비용은 5만~6만달러에 달한다. 이로 인해 합격의 기쁨도 잠시뿐, 학생 및 학부모들은 재정보조를 한 푼이라고 더 받아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재정보조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진단해본다.

■ 오해 1: 드림스쿨의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내 공립대의 경우 연 4%, 사립대는 연 3%씩 학비가 인상되어 왔다. 주민들의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반해 대학 학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것은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엄청난 투자다. 아이 한 명을 대학에 보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입이 떡 벌어지기는 하지만 대학생 3명 중 2명꼴로 재정보조를 받기 때문에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총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경우 연방정부 및 주정부 무상 학자금 보조, 각종 융자, 장학금, 웍-스터디(work-study) 등을 통해 교육비를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 학비를 비롯한 비용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큰 액수의 재정보조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버드 대학의 경우 연 가구소득이 6만달러 이하인 가정은 자녀의 교육비 부담이 전혀 없다. 그랜트, 융자, 웍-스터디 등 총비용을 커버하는 재정보조 패키지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 오해 2: 학업성적이 뛰어나면 아이비리그 대학으로부터 4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고등학교에서 아너스, AP, IB 등 터프한 과목을 많이 택해 GPA를 최대한 올려놓으면 명문 사립대에 합격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공부를 잘 했다고 합격 한 뒤 4년 장학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돕는 게 미국적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 재정형편이 어려운 가정 출신 합격자들에게 넉넉한 재정보조를 해주고 있다. 사립대학도 재정보조를 받으려면 연방 무료 학비 보조신청서(FAFSA)와 CSS Profile을 반드시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한다.

■ 오해 3: 재정보조를 신청하면 입학사정에서 불리해진다
요즘엔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대체로 대학들은 입학사정 과정에서 지원자의 재정보조 신청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Need Blind’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요즘 일부 공립대학의 경우 재정난 타개를 위해 더 비싼 학비를 지불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타주 출신 학생을 대거 입학시킨다.

일부 주요 언론도 “재정보조 신청여부가 합격여부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옛말”이라는 식의 보도를 심심찮게 내보내고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 오해 4: 돈을 주고 제 3자에게 장학금 서치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 장학금, 재정보조 관련 사기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개인이나 단체가 “돈을 내면 무조건 장학금 수령을 보장한다”고 말하면 이는 십중팔구 사기에 말려드는 것이다.
무료로 다양한 장학금 정보를 찾고 또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www.fastweb.com, www.finaid.org 같은 웹사이트에서 시작하면 된다.

■ 오해 5: 일단 대학에 합격한 후 재정보조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말을 믿고 따르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대부분의 대학과 정부기관은 신청 순서에 따라 혜택을 준다. FAFSA는 매년 1월1일 온라인을 통해 오픈되며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주는 칼그랜트를 받으려면 3월2일까지 FAFSA 및 추가서류를 접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3월이나 4월에 합격여부를 통보하기 때문에 합격할 때까지 기다렸다 재정보조를 신청하는 것은 너무 늦다.

■ 오해 6: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면 재정보조를 신청할 수 없다
펠그랜트 같은 연방정부 그랜트를 받으려면 소셜번호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만 신청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3년 가을학기부터 서류미비 학생도 주정부 그랜트인 칼그랜트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단, 합법체류 신분을 획득할 예정인 학생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오해 7: 수입이 많으면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무상 보조인 그랜트는 아마도 수입이 많으면 받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연방정부 보조를 받지 않는 스태포드 융자(Unsubsidized Stafford Loan)의 경우 가정의 수입과는 상관이 없다.

■ 오해 8: 주택을 소유하고 은퇴자금을 가지고 있으면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은퇴자금은 재정보조 심사에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홈 에퀴티도 재정보조와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홈 에퀴티가 연 가구소득의 2~3배를 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 오해 9: 2명 이상의 자녀가 동시에 대학에 다닐 경우 부모는 큰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이 상황에 해당된다면 오히려 더 큰 액수의 재정보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재정보조 신청 서류를 마감일 전에 접수시키면 된다.

■ 오해 10: 오랫동안 아이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해왔는데 이 경우 재정보조를 타내는데 걸림돌이 된다
사실과 다르다. 대학 학자금을 위해 어느 정도 저축해 놓은 돈이 있더라도 재정보조를 받는데는 지장이 없다. 재정보조 신청자의 4%만이 저축 때문에 신청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 오해 11: 파트타임으로 대학을 다니면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파트타임 대학생들에게도 재정보조가 지급된다. 대학의 재정보조 사무실에 이와 관련,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된다.

■ 오해 12; 재정보조 신청 후 집으로 발송되는 어워드 레터(award letter)의 내용은 정확하다
재정보조 심사관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때때로 실수를 저지른다. 한 대학에서 날아온 서류 내용이 다른 대학의 것과 판이하게 다를 경우 대학 재정보조 사무실에 연락을 취해 모든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서류상 실수는 실제로 자주 일어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