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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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퀸즈 세인트 앤드류 아발리노 중학교 6학년 임지연 양

2012-0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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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직이든지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때 구성원들이 그를 좋아하고 따른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나보다 남을 섬기는 자세가 돼야 리더가 되고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만이 팽배한 요즘 누군가에 도움을 주며 느끼는 기쁨을 소망하는 당찬 소녀가 있다. 퀸즈 세인트 앤드류 아발리노 중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임지연(11·사진·미국명 커니)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임양의 장래 희망은 미술교사다. 최근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도가니’에서 배우 공유가 맡았던 미술교사와 같이 상처받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단순히 개인적 이익을 위한 직업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생각과도 꼭 맞는 직업이다. 임양은 “교사가 윽박지르거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문은 학생이 배우고 있다는 증거로 질문이 많은 교실은 그 만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야기라고.

“교사는 수업 속에서 한 아이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친구들과 서로 도우며 질 높은 배움에 도전하게 해야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어떤 선생님을 만나는가에 따라 학업성적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사실 지금 담임을 맡고 있는 선생님이 저의 롤 모델입니다.”그렇다면 임양이 많은 과목 가운데 특히 미술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바로 미술은 언어라는 장벽을 뛰어 넘어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국, 특히 뉴욕은 세계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미술이라면 모든 아이들이 언어와 문화로 인한 장벽이나 어려움 없이 함께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고 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임양은 미술에도 재능이 많아 지난해 퀸즈공립도서관에서 개최한 그림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기도 했다. 어머니 서보영씨에 따르면 임양은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사물을 묘사할 때 크고 작은 원근감을 잘 표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남들과 다른 시각적인 눈과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고.서씨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대한 관심이 많아 미술 재료를 사다주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다”며 “지난 퀸즈공립도서관에서 그린 그림을 살펴보며 지연이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확고한 목표와 재능이 있다는 것을 더 똑똑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임양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정도 남다르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대신, 어린 남동생을 보살피는 것은 물론 아버지에게는 인형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섬세함이 있다. 또한 어버이날과 같은 특별한 날이면 자신이 직접 음식을 만들
어 깜짝 선물을 하는가 하면 여름 방학이면 한국에 나가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다른 또래 친구들이 방학이면 학원이다 과외활동이다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임양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나보다 이웃, 이웃보다 사회, 사회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임양은 임재국·서보영씨의 1남1녀 중 장녀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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