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 (The Artist) ★★★★(5개 만점)
발랭탕(왼쪽)과 페피는 토키가 나오면서 생애가 정반대로 엇갈린다.
오스카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는 프랑스 흑백영화
할리웃 무성영화에 바치는 찬가로 구식 로맨스와 춤과 멋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있는 아름답고 재치 있고 또 독창적이며 재미있는 프랑스 흑백 무성영화다.
골든 글로브 작품상(코미디/뮤지컬)과 남우주연 및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오스카 사상 외국어 흑백 무성영화가 작품상 후보로 오르는 첫 케이스다.
프랑스 제작비로 미국에서 만든 영화로 두 남녀 주인공은 프랑스 배우나 나머지 배우는 모두 미국 배우들이다. 1920년대 후반 토키가 발명되면서 거기에 적응한 배우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배우들은(토키에서도 성공한 그레타 가르보와 달리 그의 연인이었던 무성영화의 수퍼스타 존 길버트는 몰락했다) 살아남지 못한 과거 할리웃의 역사를 재현한 로맨스와 드라마와 코미디를 잘 배합한 영화다.
무성영화의 매력을 마음껏 과시한 미셸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의 기발 난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돋보이는데 두 남녀 주인공 역의 장 뒤자르댕과 베레니스 베조의 하나는 폼 잡고 다른 하나는 겸손한 대조적 연기와 화학작용이 신선하고 절대적이어서 둘을 보는 것이 즐겁다.
특히 에롤 플린처럼 가느다란 콧수염을 한 뒤자르댕의 으스대는 폼과 매력이 일품인데 그의 얼굴은 진 켈리를 연상케 한다.
이 영화는 또 수퍼스타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그가 밀어준 엑스트라의 성공을 얘기한 점에서 주디 갈랜드와 제임스 메이슨이 나온 옛 할리웃의 내막을 묘사한 ‘스타 탄생’을 닮기도 했다.
1929년. 영화는 무성영화의 수퍼스타 조르지 발랭탕(뒤자르댕)이 나오는 영화와 함께 영화 속의 영화식으로 시작된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데 물론 우리는 박수소리를 듣지 못한다. 영화는 가끔 영어 인터 타이틀과 음악을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발랭탕은 자기 멋에 취한 자로 세트에서도 제멋대로 놀아 제작자 알(존 굿맨)의 속을 썩인다. 그런데 발랭탕은 자신의 다음 영화에 댄서 엑스트라로 나오는 페피(베조)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자꾸 NG를 낸다.
베조도 발랭탕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이나 문제는 발랭탕은 결혼생활에 만족치 못하는 아내 도리스(페넬로피 앤 밀러)가 있다는 사실.
토키가 발명되면서 할리웃에 대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발랭탕은 ‘내 팬들은 나를 보러 오는 것이지 내 목소리를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서서히 몰락한다. 이와는 반대로 엑스트라에서 조금씩 성공한 페피는 토키에 잘 적응, 수퍼스타가 된다.
발랭탕은 도리스에게서도 버림 받고 알거지가 되는데 그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사람은 발랭탕의 운전사 클리프턴(존 크롬웰). 그리고 발랭탕의 테리어 애견(왕년 할리웃의 여러 영화에서 활약한 애스터를 꼭 닮았다)도 주인 곁을 끝까지 지킨다.
그리고 발랭탕을 일심으로 사랑하는 페피는 본인이 모르게 발랭탕을 도와준다. 그래서 발랭탕과 페피는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촬영과 세트 디자인이 매우 좋다.
PG-13. Weinstein.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281-8233), 모니카(310-478-3836), 셔먼옥스 아크라이트(818-501-0753), 노호7(310-478-3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