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지원할 대학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합격 가능성이다. 그리고 이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입생들의 프로파일이다(본보 14일자 교육섹션 참조). 하지만 이 프로파일 만으로 충분히 합격권이라거나, 불합격할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여러 가지 감안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명문사립대 일수록 자신만의 기준 있어
SAT 등 성적 다소 떨어지는 경우라도
다른 스펙 뛰어나면 지레 포기 말아야
■ 프로파일은 단지 비교 자료
프로파일을 살펴볼 것을 권하는 이유는 관심 있는 대학의 대략적인 수준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합격 가능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다른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마저 살펴보지 않는다면 지원할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더욱 쉽지 않게 된다.
하지만 각 대학들의 프로파일은 저마다 발표하는 내용과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충분하지도 않다. 게다가 아카데믹한 부분만 가지고 합격 가능성을 점칠 수도 없다. 잘 알려진 대로 다른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단편적인 스펙 또는 요소만을 갖고 합격 가능성을 저울질 한다. 심지어 “내 아이가 SAT(또는 GPA) 점수가 이 만큼이나 되는데 왜 안 되느냐”는 생각을 한다.
프로파일을 이용할 때는 그 대학 합격자들의 SAT 또는 ACT 수준과 GPA를 내 아이가 가진 아카데믹 요소와 비교해 보고,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를 타진해 보는 것으로 한정돼야 한다.
■ 자녀 스펙 이해하기
대학은 단순히 GPA 또는 SAT 점수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명문 사립일수록 지원자의 모든 면을 꼼꼼하게 따지고, 자신들만의 계산법으로 합격자를 가려낸다.
1. GPA가 아니라 아카데믹 지수
내 아이의 학교성적이 4.0이라고 해서 그와 유사한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GPA도 레벨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즉 자녀가 받은 GPA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됐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GPA가 웨이티드인지 아니면 언웨이티드인지 여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AP과목을 몇 개나 했는지, 또 수강한 과목들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단순히 학교에서 제공하는 일반 과목만을 수강해 얻은 GPA와 AP 등 도전적이면서 수준이 높은 과목을 통해 얻은 GPA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 대학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이런 점들을 놓치지 않고 살핀다. 다시 정리하면 대학들은 지원자가 칼리지 수준의 과목을 몇 개 수강하고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등을 세분화해 분석하고 종합점수를 매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 SAT/ACT 점수
아이의 SAT 점수가 1,980점인데, 가고 싶은 대학은 대략 2,100점이라고 가정하자. 이런 경우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점수 자체만을 놓고 보면 분명 합격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따져볼 것이 있다. 자녀의 다른 스펙이다. 예를 들면 학업에 충실해 GPA가 뛰어나고, AP 과목도 적지 않게 공부해 괜찮은 점수를 받았으며, 과외활동에서 자랑할 것이 많다면 미리 포기할 것이 아니라 도전해 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이 때문에 아카데믹 면에서는 조금 낮아도 다른 요소들이 강한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조기전형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불합격에 대비해 입시전략을 세울 때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들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 반대로 다른 요소들은 특별한 게 없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치렀던 시험 점수가 크게 올랐다고 상위권 대학 합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물론 가능한 점수를 많이 올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런 경우 SAT 점수가 올라간 것이지, 다른 요소들이 좋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강조되는 얘기지만 SAT는 입시에서 지원자들 가운데 합격자를 가려내는 과정의 한 요소일 뿐,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
■ 전제 그림을 보자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포괄적인 입학사정 방식을 택하고 있다. 즉 성적과 과외활동 등 지원자의 모든 면을 다각적으로 접근해 평가한다는 의미다. 앞에서 SAT 점수가 가고 싶은 대학 수준에 다소 부족해도 다른 스펙이 뛰어나다면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자의 가능성을 본다.
결국 부모가 먼저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GPA, AP과목 수, 과외활동 내용 등을 잘 살펴본 뒤 매치되는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해야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