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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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과 변화의 두려움’ 아이들 입장 살펴라

2011-10-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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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생 전학과 부모의 자세

어른도, 어린이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모 중 한사람이 직장을 바꾸면서 지역으로 가족의 보금자리를 옮기게 될 경우 어린 자녀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 및 선생님과 헤어져야 하고 곧바로 새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써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초등학생 아이가 학교를 옮겨야 할 상황이 닥칠 경우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라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교 를 옮기는 것에 허탈해 할 아이의 감정 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그동안 사귀었던 친구들과 영원히 관계를 단절하는 것 은 아니라고 말해준다.

■ 변화는 좋은 것이다 긴 인생을 살면서 변화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면 과거에 성공적으로 새 환경에 적응한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해낼 수 있 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킨더가튼에 처음 입학했을 때, 여름 데이캠프를 시작했을 때, 교회나 성당 선데이 스쿨에 갔을 때 등을 상기시켜 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 수업을 듣기 전 아이를 새 학교에 데리고 가서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전에 다르던 학교와 같은 점, 다른 점은 무엇이고 주변 환경 은 어떤지 살펴보자.


■ 친구를 만들어준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동네에서 학년이 같은 친구를 사귄 뒤 등·하교 를 함께 하면 아이가 낯선 교육환경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공원 놀이터, 로컬 도서관 등 집에서 가까운 장소에 또래 친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좋은 친구를 만들면 평생 버디로 발전이 가능하다.

■ 방과 후에도 할 일은 있다 학교생활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 다. 어린이들은 학교 밖에서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마음껏 뛰어놀아야 한다. 다 양한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공부도 더 잘 하는 법이다.

■‘ 스윗 홈’을 만들어라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서는 밝고 따뜻한 집안환경이 갖춰져 야 한다. 새 학교에서 첫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위해 간단한 파 티를 열어주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 클래스룸 봉사자가 되어라 꽤 많은 엄마들이 짬짬이 시간을 내 평일에 학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다. 이를 통해 선생님과도 친해지고 자 녀가 어떤 아이들과 생활하는지 자세 히 엿볼 수 있다. 부모가 학교 돌아가 는 상황을 잘 알면 아이가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인내심을 갖는다 어린이들이 새 학교에서 적응하려면 5~6주 정도는 걸린다고 교육 전문가들 은 진단한다. 이 기간 부모들이 인내심 을 갖고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 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도 아이가 친구 가 없다거나,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 는다고 불평하면 학교 관계자를 만나 상의하도록 한다.


#“부모의 과보호·닥달 불안장애 유발”
■ 수줍음 타는 아이 어떻게 고치나
정규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가 유난히 수줍음(shyness)을 잘 타는 아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집에 서 벗어나기만 하면 불편해하고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어울리길 꺼려한다. 이런 행동이 나타나면 당연 히 학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많은 어린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수줍 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수줍음은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일단 수줍음은 보편적인 증상이라고 아이를 안심시킨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매일 수백만 명이 수줍음 때문에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 다. 하버드 대학이 실시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 르면 킨더가튼~8학년 아동의 10~15%는 수줍 음을 심하게 타며 25%는 성격이 활달하며 나 머지는 중간에 속해 있다. 어릴 때 수줍음을 심하게 탄 어린이의 3분의 2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 같은 성격이 유지된다 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 심한 경우‘ 불안 장애’도 있어 수줍음은 어린이들에게 흔히 찾아볼 수 있 는 특성이긴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단순한 수 줍음 차원을 뛰어넘는 ‘불안장애’ (anxiety disorder) 증상을 보인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울증으로 증상 이 악화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필요 하다. 9~17세 어린이 및 청소년의 13%가‘ 불안 장애’에 해당된다.

만약 아이가 ▲사회활동 참여를 거부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구토, 말더듬증, 숨을 헐떡거림, 심한 짜증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의 료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 예방 및 대응은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은지 확 인한다. 수줍음은 유전적인 요소가 크지만 부 모의 양육 스타일 등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한 다. 매사에 아이를 닦달하고 과보호하는 경향 이 심한 부모일수록 자녀가 수줍음 또는 불안 장애에 걸려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아이를 형제자매와 자주 비교하며 깎 아 내린다든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준다든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싫어하는 일을 하 라고 강요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아이에게 전 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1‘. 수줍어하는 아이’로 낙인찍지 말 것 부모 등 주위에서 수줍어하는 아이라고 계 속 말하면 실제로 수줍어하는 아이가 된다. 스 탠포드 대학의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레이블을 붙이는 것은 금물 이다. 교사, 친지. 형제자매 등 관계를 막론하고 그 누구든 아이를 수줍은 아이라고 부르지 않도 록 조치한다.

2. 아이의 느낌과 감정에 공감을 표시한다 아이의 긴장상태에 공감을 표시하라. 마음 이 불편한 것을 부모가 잘 알고 있다고 말해주 고 이는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확인시켜 준다. 부모는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고 어 떤 결과가 나오든 끝까지 너의 편이라는 사실 을 강조한다.

3. 워밍업 시간을 정해 실행한다 어떤 어린이들은 사회활동을 하기 전에 워밍 업 타임이 필요하다. 행사나 액티비티 시작 전 여유 있게 도착해서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뜻하게 격려해 주고 지 나친 통제를 삼가면 수줍음을 타는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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