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볼썽사나운 과잉접대

2011-09-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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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재(사회 1팀 기자)

40년 만에 해외 한인들의 참정권이 회복되면서 내년 한국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인들의 뉴욕 방문이 늘고 있다.한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또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게 주된 목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인사회가 한국 정치권의 큰 관심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긴
하다.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의 뉴욕 방문행사가 많아지면서 언제부터인가 한인사회에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병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 병폐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지나친 한국 정치인들에 대한 과잉접대 행위일 것이다. 며칠 전 퀸즈 금강산연회장에서는 모처럼 뉴욕을 방문한 서청원 미래희망 연대대표의 시국강연회가 열렸다. 전 한나라당 대표이자 전 친박연대 대표를 역임했던 서 대표의 이날 강연회는 서 대표의 높은 인지도를 말해주듯 취재진을 비롯한 200명이 넘는 한인들이 몰렸다.


문제는 강연회 후반부에 발생했다. 서 대표가 졸업한 대학 동문회에서 마련한 이날 강연회에서 서대표와 한인들간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동문회 이사라고 자신을 밝힌 한 중년 남성이 기자석으로 다가와 다짜고짜 반말로 “강연할 때 사진 좀 찍지 마, 강연에 방해되게 말이야. 몰상식하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행사에 앞서 언론사에 취재협조 요청서까지 보내 기자들을 불러다 놓고 ‘강연할 때 방해되니까 사진을 찍지 말라니….’ 정말 이 남성의 상식 밖 행동에 어안이 벙벙할 뿐 이었다.

기자석에서는 한 두 차례 고성이 오갔고, 급기야는 이 남성이 기자들에게 삿대질까지 해대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가자 서 대표의 강연 열기로 뜨거웠던 연회장 내부는 금새 냉각, 곧바로 파장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날 강연회는 그렇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막을 내려야 했다. 더구나 재외선거를 앞두고 오랜만에 뉴욕 한인사회를 상대로 이미지 제고 에 나섰던 서 대표는 본의 아니게 먹칠 아닌 먹칠까지 하고 귀국하게 됐다. 상식에 어긋나는 한국 정치인에 대한 과잉접대 행위.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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