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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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개의 부동산 시장

2011-08-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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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이 불경기의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은행 차압 매물이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고 또한 바이어 측에서는 융자 얻기가 그저 하늘의 별 따기 쯤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올해로 4년 째 이를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정부에서는 은행으로 하여금 페이먼트를 적극적으로 줄여 주어서 차압을 사전에 막도록 노력하고 더불어 은행이 차압 매물을 바로 시장에서 팔기보다는 제 3의 기관에 의탁하여 임대 주택으로 유지, 은행 차압 매물의 시장 점유율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기 회복의 물꼬가 어디에서부터 트일 것인지 나라 안팍으로 대통령에서부터 동네 부동산 셀러, 에이전트에 이르도록 초비상이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극명하게 두 개로 나뉘어 있고 이 점이 사람들을 혼돈케 하고 있고 주춤거리게 하며 날이 갈수록 시장을 더욱 가라앉게 하고 있다. 일반 셀러 시장과 은행 매물 시장이다. 은행 매물이 시장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표현 자체에 어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은행 차압 매물의 시장 유입 속도를 줄이거나 장기적인 임대 주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더욱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숏 세일을 포함, 은행 매매 건은 전체 매매의 47%를 점유하고 있다.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이 현재 시세이다. 바이어가 이해하고 있고 받아들이는 마켙이다. 일반적으로 숏 세일은 일반 셀러 가격보다 10%, 은행 차압 세일은 35% 정도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2011년 1/4 분기). 바이어의 입장에서 일반 셀러의 리스팅 가격은 아무리 정당한 시장가라 하여도 많게는 35%, 적게는 10% 정도가 비싸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일반 셀러의 입장에서는 정당하다고 판단되는 시장가를 받아들이기도 힘들뿐더러 더 깎아달라고 할까봐 10%이상의 가격을 본인의 희망가에 또 더한다. 즉 바이어가 볼 때 대부분의 일반 셀러 매물은 작아도 약 20%, 많게는 40% 까지도 지나치게 비싸게 나온 가격이 되고 만다. 아예 본인의 리스트에서 지워버린다. 보러 가지도 않는다.

서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극명하게 다른 이 두 개의 시장이 8월의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행 차압 주택을 임대 주택으로 돌리고 그 숫자를 줄인다는 것이 이 두 서로 이질적인 시장을 하나로 묶고 또 시장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썩은 고름을 터뜨리지 않고 단지 더 오래 묵혀 상처를 더 곪게 하고 시간을 더 끌게 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 수동적이고 한시적인 해결책은 아닌지 우리는 다시 한 번 살펴 보아야 한다.

장사는 움직임이다. 사고 팔고, 팔고 사면서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본다. 그러면서 가격은 제 자리를 찾아간다. 그것이 현재의 은행가이든지 일반 셀러의 가격이든지 시장 스스로가 움직이며 갈 길을 보여 줄 것이다. 따라서 보다 시급한 것은 융자 얻기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차압을 시키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허술한 융자를 해준다는 것이 불가능 해 보이지만 현재처럼 거의 원천 봉쇄가 되어서는 마켙이 움직이지지 않는다. 지난 융자 파동 때처럼 어처구니없는 마구 퍼주기 식의 융자가 되어서는 안되지만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적응해나갈 것을 정부는 은행에 강력하게 요구해야한다.

어려운 융자 때문에 집을 살 수 있는 바이어의 수가 극감하면서 부동산 가격 역시 은행, 즉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지금이다. 바이어 없는 세일은 없다. 아무리 차압 매물 숫자가 줄어든다한들 일반 바이어들이 매물을 사주지 못하면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투자자들의 차압 매물에도 해당한다. 서로에게 좋은 게임이 아니다. 서로를 해치고 있다. 매물의 수를 조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수 있다. 보다 시급하게 또한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바이어들에게 돈을 풀어 주는 방법, 즉 보다 쉽게 융자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써니 김 <리멕스 부동산>
(818)952-4989, sunnyms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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