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무’ 영화를 보고
2011-08-22 (월) 12:00:00
박현숙(목사)
얼마전 칸 영화제에서 ‘생명나무(the Tree of Life)’로 Palme d’Or의 최고상을 받은 테렌스 맬릭 감독은 인터뷰는 물론 프리미어나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화제이다. 맬릭 감독은 영화 ‘생명나무’의 무대이기도 한 텍사스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부친은 지질학자이자 아시리아계의 기독교인이었다. 맬릭 감독은 텍사스 오스틴의 성공회 학교를 다녔고 하버드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하이덱거의 ‘이성의 본질(The Essence of Reason)’을 번역 출판
하고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하는 동안 MIT에서 철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
이 영화의 초두에는 구약성경의 욥기서 38장 서두의 말씀이 나오는데 이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 또한 이 말씀의 정황에 근거한다. 자식들과 재산을 하루아침에 다 잃고 육신까지 만신창이가 되어 아내의 저주를 받으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절대 신앙을 가지고 있던 욥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급기야 자신의 목숨을 한탄하게 되고 친구들마저 인과응보적인 소견으로 정죄성 충고를 퍼붓는 정황이다.
영화에서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게 된 어머니가 놀라운 충격과 비애속에서 “왜 나에게?(Why me?)”라고 신에게 신음하듯, 기도하듯 연속적으로 묻는 가녀린 음성이 호소력 짙게 들려온다. 이 음성에 대한 신의 대답이 바로 욥기서의 내용과 같이 자연의 경이를 담은 압도적인 화면을 통해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인생속의 고난으로 인해 신의 존재와 공의를 의심하며 끊임없이
“why me?”라고 저항 내지 절규하는 현대 지성인들에게 들려주는 신의 음성은 간결하고 명료하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생명나무의 길을 열어놓으신 사랑의 아들의 메시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