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테넌트 역할의 대형 소매업체가 연달아 문을 닫으며 이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상가 건물의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2분기 대형몰 공실률 9.3% 2000년 이후 최고
소형 스트립몰은 11% 연말까지 더 상승 전망
지난 2분기 샤핑몰 등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1분기에 이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 지연에 따라 대형 소매업체의 연쇄 부도가 늘면서 ‘불꺼진’ 상가도 덩달아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업체 레이스(Reis, Inc.)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80여곳 주요 시장에 위치한 대형 몰의 올 2분기 공실률은 평균 약 9.3%로 전분기(약 9.1%)에 이어 상승을 이어갔다. 레이스 측에 따르면 이같은 공실률 수준은 업체가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형 몰에 비해 규모가 작은 스트립 몰의 평균 공실률은 약 11%로 대형 몰의 공실률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 레이스 측은 스트립 몰의 공실률은 올 연말까지 소폭 상승해 11.1%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임대료의 경우 대형 몰과 스트립 몰 모두 전분기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
대형 몰의 평균 임대료는 평방피트 당 연 38달러77센트, 스트립 몰의 경우 약 16달러54센트로 집계됐다. 대형 몰은 백화점 등이 입주한 샤핑몰을 의미하며 스트립 몰은 대형 수퍼마켓이나 대형 할인 소매점이 입주한 샤핑센터를 의미한다.
레이스측은 샤핑몰의 공실률이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해주는 대형 소매업체의 연쇄 부도에 따른 ‘도미노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이뤄진 대형 소매 업체의 부도 행진으로 같은 몰에 입주한 소규모 테넌트들의 영업이 타격을 받고 문을 닫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앵커 테넌트가 위치한 몰에 입주하는 소규모 테넌트의 경우 리스 계약서상에 ‘공동 임대’(co-tenncy) 조항을 포함하기도 하는데 이 조항도 상가건물 공실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레이스 측은 분석하고 있다.
만약 앵커 테넌트가 문을 닫고 나갈 경우 동반입주 조항의 적용을 받는 소규모 테넌트들은 임대료를 할인 받거나 리스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최근 이같은 조항을 적용받는 소규모 테넌트들이 상가 건물의 공실률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스트립 몰의 경우 공실률 상승의 원인이 몇 가지 더 있는데 우선 주택개발 붐을 앞서가려는 상가개발 업체에 의한 상가건물 공급과잉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레이스 측은 이들 개발 업체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현재 대도시 교외 지역 상가 건물의 절반 가량이 비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융자시장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돈줄’이 막힌 것도 공실률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형 샤핑센터 투자업체 스톤마 프라퍼티스의 조나단 고울드 CEO는 “비즈니스 융자의 길이 막히면서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신용위기를 겪고 있는데 상가건물 임대시장에는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치솟고 있음에도 상가 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신탁(REIT)은 최근 수익률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소매업체들이 유동 인구가 많은 몰에 입주하기 위해 높은 임대료도 마다 않고 있는데 이같은 몰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10%대 내외의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REIT의 자금이 이들 ‘알짜배기’ 샤핑몰에만 몰리는 현상이 거듭되면서 REIT의 수익률이 불황 중에도 상승을 거듭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