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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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혼자 크지 않는다

2011-07-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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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 대해 문의 드립니다. 학교에서 연락이 와 알아보니 아이가 부모의 개인수표를 책을 사기 위해 가져 왔다고 해서 알아보니 저의 아이가 엄마와 상의 없이 혼자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조용히 아이를 데려다 물었더니 자기가 안 그랬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다그쳤더니 그제야 시인을 했습니다. 너무 쉽게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을 보고 속상해서 아이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본인의 물건이 아닌 것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훈육을 하고 정직함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원하는 게 있을 땐 엄마에게 부탁하라고 말했습니다.
대화를 좋게 끝마무리하고 공원에 가서 노는데 거기서 모르는 아이들에게 나이를 속이는 장면을 또 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숨을 가다듬고 타일렀는데 집에 가는 길에 아이가 갑자기 ‘나 집에 가서 숙제 안 할 거야’라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아빠가 퇴근 후 아이를 따로 잘 타이르긴 했지만 이렇게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반항하는 모습에 많이 놀랍고 걱정이 됩니다. 부탁드립니다.

부모는 아이가 반항을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되면 답답하기도 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게 마련입니다.
자녀가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행동장애를 보이고 분노하는 등의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그 자녀는 화를 낼 만한 이유가 있거나 어떤 결핍되는 요소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을 표출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반항성 장애와 행동장애는 자그마치 2%에서 16%일 정도로 자주 나타나며 따라서 부모의 자녀 양육기술은 자녀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자녀에게 미디어와 인터넷 등 외부의 영향이 항상 있기 때문에 “저절로 혼자 크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는 효과적인 자녀양육을 위해 자녀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관찰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를 이해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부모는 자녀의 모습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양육법은 칭찬과 체벌의 밸런스가 맞아야 하며 꾸중보다는 칭찬을 더 많이 해주어야 건강한 자아를 키우고 훈육이 인격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행동의 교정을 위한 것임을 인식시켜 줄 수 있습니다.
훈육에 앞서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자녀와 일대일 시간을 자주 가져주고 뭔가 자녀가 즐거워하는 것을(부모가 생각하기에 좋아할 것 같은 것이 아니라) 함께 해주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우선 어린 자녀에게는 건강하고 사랑이 담긴 부모의 터치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자녀의 손이나 어깨를 감싸주며 사랑이 담긴 대화를 하는 것은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
부모는 시야에 자녀가 나타날 때 아무런 반응 없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반가운 미소와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를 바라 봐 주고 인사해 주는 것은 “우리에게 너의 존재는 소중하고 중요하다”라고 표현해 주는 것이며 이것은 장차 서로 간에 감정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길입니다.
칭찬을 할 때는 그냥 “잘했어!”가 아니라 “학교 갈 준비를 혼자 잘했구나. 참 잘했다” 등의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행동은 장려하되 비현실적인 자아를 심어주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친구가 되고 싶고 자녀가 좋아하는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도 또한 자녀양육에 있어서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인기관리를 해야 하면 필요한 훈육을 제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체벌 때 무력을 통한 훈육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시적으로 자녀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 방법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과 자녀 내면에서 생기는 반작용적인 분노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부메랑처럼 돌아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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