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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 제주도 올레길

2011-04-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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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경 속 걷다보면‘삼다도 애환’귓가에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 제주도 올레길

올레길은 제주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과 자연이 모두 반갑다. 올레길에서 만난 전통가옥.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가 홍보대사로 나서고 대통령까지도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도전이 가능한 것은 그 누구나 인정할 만한 독특한 자연경관 때문이다.

360여개에 이르는 오름과 울창한 숲으로 덮인 곶자왈 지대, 주상절리 등 기암괴석들 우거진 바닷가 경치들이 전 세계 여행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불과 십수년 전만해도 자칭 동양의 하와이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인이 그 진가를 인정하게 된 제주로 떠나보자.


제주도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선녀다리는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명소 중 하나이다.



멀리 한라산, 문 밖에는 바다
곶자왈·주상절리 등 감탄 절로
16개 코스마다 인정이 넘쳐


제주도가 과거에는 비싸고 불친절한 여행지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 제주도는 인정 많고 정겨운 여행지란 느낌이 강하다.

안내표지 따라 올레길을 걷다 보면 바닷길에서 밭길에서 살아 있는 여행정보를 도란도란 들려주는 마을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시원한 물 한 잔을 건네기도 하고 밀감 밭을 지나다 보면 밀감을 건네는 이를 만나기도 한다. 언제나 북적대는 관광명소를 벗어나 올레길에서 풍경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다 보면 제주의 새로운 모습에 심신을 따뜻해진다.

제주 올레 걷기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시작됐다. 제주 방언인 올레는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다. 특히 도로에서 집 앞 대문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을 말한다.

이 길은 평화의 길, 자연의 길, 공존의 길, 행복의 길, 배려의 길이라고도 불리며 현재 16개 길이 개발되어 있다. 각각의 올레길은 도보로 3~6시간까지 걸리는 6~12마일 거리로 구성된다. 사단법인 제주 올레의 홈페이지(jejuolle.org)를 방문하면 각 올레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이 띄엄띄엄 찍는 점의 여행이라면 올레길 여행은 그 점들을 이어가는 긴 선의 여행이다. 선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 중간 숨은 비경을 만나게 되고 각 점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또한, 올레길 여행의 진수를 알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오름과 중산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제주의 흙과 바다와 돌과 바람 그리고 사람을 만날 수 있는데, 오름이란 독립된 산 또는 봉우리를 이르는 제주 방원이고 중산간은 넓게 펼쳐진 초지와 다양한 오름이 있는 지역을 말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문밖을 나서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다, 고개만 살짝 돌리면 구름 걸친 한라산과 곳곳에 자리한 오름의 경이로운 경관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지역이지만 예로부터 척박했던 섬 생활과 그 애환, 4.3사건이라는 비극이 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오름과 중산간은 장엄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제주 속의 제주이고 제주인의 삶 그 자체이다.

올레길을 제대로 걷고자 한다면 안전을 우선시하자. 안전수칙을 살펴보고 탐방 전 일기예보를 확인해 적절한 장비를 준비하자. 나 홀로 올레꾼이라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행선지를 미리 알리는 것이 좋으며, 가장 중요한 건 항상 안내표식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레길을 안내하는 표식은 길바닥과 돌담, 전신주 등에 그려져 있는 파란 화살표와 주로 나뭇가지 등에 달려 있는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리번이다. 이런 모든 표식들은 모두 예측 불허의 올레길을 예측 가능케 하여 안전한 올레길 여행을 돕는다. 올레의 아름다움에 빠져 자신도 모른 채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16개의 올레길 중 제1 올레길과 제5 올레길에는 ‘제주 올레 탐방안내정보센터’가 있으며, 각 길에 속한 마을의 마을 회관에는 해당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아주 소박한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니 방문해 보자. 주요 코스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올레길 주요관광

▷ 1코스: 시흥-광치기 구간, 난이도: 중
길이: 15.6km

제주 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로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올레길이다, 사시사철 푸른 들을 지나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조각보를 펼쳐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시흥리 해안도로를 지나와 수마포 해변을 지나면 이국적인 물빛이 인상적인 광치기 해변에 다다르게 된다.

▷ 3코스: 온평-표선 구간, 난이도: 상
길이: 20.7km

고즈넉함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길이다. 양 옆으로 늘어선 오래된 제주 돌담과 울창한 수목이 운치를 더하는 길로 제주의 오름이 지닌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다.

▷ 5코스: 남원-쇠소깍 구간, 난이도: 중
길이: 14.7km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이 포함된 올레길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으로 이어지는 길은 울창한 숲을 뚫고 지나 바다로 향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 7코스: 외돌개-월평 구간, 난이도: 상
길이: 13.8km

올레길을 두루 섭렵한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자연 생태길인 ‘수봉로’를 만날 수 있는 코스이다. 올레지기인 김수봉씨가 염소가 다니던 길을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직접 계단을 놓고 길을 뚫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 8코스: 월평-대평 구간, 난이도: 상
길이: 15.2 km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면서 절경을 빚은 주상절리와 흐드러진 억새가 일품인 ‘열리 해안길’을 지난다. 해병대의 도움으로 평평하게 만들었다 해서 ‘해병대길’이라 이름 붙여진 거친 바위길은 잊혀지기 힘든 감흥을 준다.

▷ 9코스: 대평-화순 구간, 난이도: 상
길이: 8.2km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히고 제주의 원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안덕계곡은 이 코스의 백미이다.

▷ 10코스: 화순-모슬포 구간, 난이도: 중
길이: 14.8km

국토 최남단 산이자 분화구가 있는 송악산을 넘는 올레길이다. 송악산 분화구 정상에 오르면 마라도와 가파도가 눈앞에 펼쳐지고 산방산과 오름군, 영실계곡 뒤로 비단처럼 펼쳐진 한라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 14코스: 저지-한림 구간, 난이도: 중
길이: 19.3km

제주의 농촌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돌담길, 밭길, 숲길, 하천길, 나무산책로가 깔린 바닷길, 자잘한 돌이 덮인 바닷길, 고운 모래사장길, 마을길 들이 차례차례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다.

▷ 16코스: 고내-광령 구간, 난이도: 중
길이: 17.8km

고내에서 구엄까지의 쪽빛 바다, 소금기가 햇빛에 빛나는 소금빌레, 삼별초가 항전을 벌였던 옛 토성을 볼 수 있다. 특별히 난이도 높은 구간은 없으나 곳곳에 계단과 숲길이 있어 녹녹치 않다.


아주관광 대표전화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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