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어디를 가든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쉰다. 서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로마를 시작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하려는 마음으로도 충분치 않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행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유럽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학창시절 배우는 바다 건너 나라들 대부분이 이 지역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유럽을 처음 방문한다면 이탈리아 로마가 좋다.
그 자체만으로도 완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고 항공, 기차, 선박 등 교통시설이 두루 잘 갖춰져 있어 인접도시, 인접국들과 연계한 여행 구성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로 떠나보자.
이탈리아
‘젊은 황소’라는 어원을 가진 이탈리아공화국(Italian Republic)은 지중해 중앙부, 북서에서 남동으로 약 750마일에 걸쳐 장화 모양을 한 반도와 시칠리아 섬, 사르데냐 섬으로 구성된다. 북쪽은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하고 동쪽은 아드리아 해, 서쪽은 티레니아 해에 닿아 있다.
이탈리아 반도는 동 지중해와 서 지중해 사이에 위치하기에 자연, 문화면에서 유럽적인 특색과 지중해 지역의 특색을 동시에 가진다. 겨울에는 온난한 우기가 되고 여름에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건기인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기에 일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중해 지역의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 또한 관광객들을 모여 들게 하는 이유이다. 이탈리아 내에는 ‘바티칸 시국’과 ‘샌마리노 공화국’이 위치하고 있다.
로마
과거와 현재가 살아 숨 쉰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가 로마이다. 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고 고대 유적과 유물들에는 전설이 살아 있다. 초대 기독교의 참 신앙이 간직되어 있고 르네상스와 바로크 걸작들이 관광객을 기다리는 곳, 길과 건물은 물론이고 공기와 하늘까지도 서로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를 모호하게 만드는 곳이 로마이다.
약 2,800년 전에 세워진 로마는 한때는 힘으로, 한 때는 예술로, 한 때는 종교로 세계를 지배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고 로마에 오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오만한 말이 지극히 잘 어울리는 곳이다.
로마의 첫 인상은 조금은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길거리는 담배꽁초가 널려 있고 벽이란 벽은 죄다 낙서로 도배되어 있다. 하지만 머물면 머물수록 그 진면목에 빠져드는 곳이다. ‘하루를 보며 로마를 다 보게 되고, 일주일을 머물면 로마를 조금 알게 되고, 일년을 머물면 아주 조금 배운 것이다’라는 다소 맞지 않는 말을 어느 책자에서 본적이 있다. 썩 잘 만들어진 글귀이다. 로마란 그런 곳이다. 로마는 보면 볼수록 새롭다.
▲모든 로마의 길이 시작되는 ‘포폴로
광장’(Piazza del Popolo)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집트 헬리오폴리스에서 직접 가져 온 치르코 마시모의 오벨리스크가 광장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고 포폴로 문, 쌍둥이 성당 등이 있는 타원형 광장이다. 과거 북부에서 로마로 들어오기 위한 첫 관문이었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던 곳이었기에 로마의 위대함을 과시하기 위한 건축물들이 모여 있다. ‘대중(Popolo)의 광장’이란 뜻의 포폴로 광장은 과거에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군중이 모여 의견을 개진했던 곳이고 현재는 집회는 물론 오페라, 음악회 등 다양한 연중행사가 열리는 대화의 장이다.
▲검투사의 한이 서린 ‘콜리시엄’
(Colosseum)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리시엄’이라는 이름은 근처에 네로의 거대한 동상(colossus)이 있었던 데에서 유래하지만, 정식 명칭은 ‘폴라비우스 원형극장’이다.
제정기 로마의 복 받은 로마 시민의 오락시설로서 검투사 시합 등이 시행되었다. 건물의 외관의 1층은 도리스식, 2층은 이오니아식, 3층은 코린트식 기둥이 아치를 끼고 들어서 있고, 내부에는 약 6만명의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계단식 좌석이 방사상으로 설치되어 있다. 비와 햇살로부터 관객을 보호하는 천막시설도 있었다. 현대의 경기장 못지않은 호화로운 경기장인 셈이다.
호화로운 시설과는 달리 경기장에서는 잔혹하고 피가 난자한 싸움이 펼쳐졌다. 영화를 통해 익히 접해봤을 맹수와 사람의 싸움, 바닥에 물을 채우고 작은 배로 벌이는 모의 해전 등 다양하고 처참한 싸움들이 이루어졌다.
콜리시엄은 4세기께 기독교가 국교로 정해지고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지진과 무관심 속에 방치됐다. 또한 큰 건물과 교회를 짓기 위한 채석장이 되면서 외벽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웅장한 건축물이 뿜어내는 힘은 그 예전의 것과 사뭇 다르지 않다. 밤이면 은은한 조명을 받아 그 아름다움을 뽐내게 된다.
검투사 시합 열렸던 원형경기장 콜리시엄
베네치아 광장·베스타 신전 등 곳곳 유적
영화‘로마의 휴일’속 스페인 계단도 유명
▲로마의 중심 ‘베네치아 광장’
(Piazza Venezia)
이탈리아 초대 국왕인 빅토리오 엠마누엘 2세의 즉위를 기념해서 만들어진 기념관이 있는 광장이다. 이 광장의 정면에 있는 기마상이 엠마누엘 2세이다. 계단 서쪽에 세워진 동상 중 오른P.’조국애의 승리’, 왼쪽은 ‘노동의 승리’를 상징한다. 건물 제일 높은 층의 상부에는 이탈리아 주요도시의 상징이 올려져 있고 양측의 커다란 두개의 문 위에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보인다. 기념관 내에 이탈리아 통일에 기여한 무명용사들의 묘와 통일운동에 관한 자료를 소장한 박물관이 있다.
▲로마인의 생활 중심지 ‘로마 공회장’
(Foro romano)
로마시내의 콜리시엄과 베네치아 광장 사이에 펼쳐진 큰 광장인 로마 공회장은 로마 대 시민들의 생활중심지이며 로마의 상징 그 자체이다. 서쪽으로 테베레 강, 남쪽으로 팔라티노 언덕, 북쪽으로 캄피돌리오 언덕을 끼고 있는 이곳은 기원 전 6세기부터 300여년에 걸쳐 고대 로마의 정치, 상업, 사법, 종교 등 로마인들의 생활 중심지였지만, 서로마 제국의 멸망 등으로 인해 방치되다가 지진, 토사 등에 파괴된 채 그대로 묻혀버렸다.
19세기부터 발굴작업이 이뤄져 현재는 로마의 명소가 됐다. 주요 유적으로는 불과 부엌의 여신인 베스타에게 제사를 지내던 ‘베스타 신전’, 신전의 성화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 ‘베스타 무녀의 집’, 농업의 신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새턴 신전’, 세베루스 황제 즉위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세베루스 황제의 개선문,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개선문으로 기록된 티투스의 개선문 등이 있다.
▲오드리 햅번을 추억하는 ‘스페인 광
장과 스페인 계단’(Piazza di Spagna
and the Spanish Steps)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스페인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이 항상 붐비는 곳이다. 따라 하지는 말자.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로마 문화제 관련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기에 벌금을 물 수도 있다. 물론 단속이 그리 빡빡하지는 않다.
스페인 계단을 오르면 고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높이 솟아 있다. 그 뒤로는 고딕 양식의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가 있고, 그 왼쪽에는 메디차가의 저택과 정원이 있었던 핀초 언덕이 있다. 이 핀초 언덕에 오르면 로마의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스페인 광장을 방문하게 되면 로마의 치안상태는 썩 좋은 편이 아니란 점을 상기하자. 소매치기와 날치기, 사기꾼이 많다. 무심코 다가서는 집시 여인이나 어린이들을 경계하고 밀어붙이기라도 하면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트레비 분수(Trevi Fountain)
‘첫 번째 동전은 다시 로마로 돌아오는 것을, 두 번째 동전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세 번째 동전은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될 것을 의미하며, 동전을 던지면 이뤄진다’는 속설로 유명한 이 분수는 로마에서 가장 크고 가장 큰 돈을 벌어들이는 분수이다.
큰 낙차의 물줄기와 역동적인 형상의 조각으로 분수의 도시 로마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로 손꼽힌다. 트레비 분수에 공급되는 물은 ‘처녀의 샘’이라고 불린다. 전쟁에서 돌아온 로마 병사들에게 한 처녀가 샘을 알려줬다는 전설을 가진 샘을 수원지로 하기 때문이다. 이 샘은 ‘사랑의 물’이라고도 불리는데 전쟁터로 떠나는 연인에게 기다릴 것을 약속하며 이 물을 마시고 컵을 깨면 미래에 행복이 깃든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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