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주택시장을 덮었던 구름이 올해 싹 걷힐 전망이다. 전국적인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는 지역은 늘고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 안에 주택시장의 불황이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하는 여러 징후들이 최근 주택시장 내에서 포착되고 있다. 따라서 4년여 간 지속된 불황이 올해 드디어 마침표를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부동산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주택 구입 여건이 과거 어느 때보다 뛰어나고 이에 따른 부동산 투자자들의 투자활동도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택시장 부양정책에 깊숙이 관여해 오던 연방 정부가 최근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한 것도 주택시장이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올해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 내에서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은 것도 장밋빛 전망이 가능한 이유다. 주택시장의 바닥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들을 분석해 본다.
4년여 지속 불황, 회복기미 곳곳 감지
투자가들 캐시 매입 반등 기대감 표시
■주택 구입 여건 역대 최상
주택시장이 반등하려면 주택 구입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역대 최상으로 여겨지는 현재의 주택 구입 여건이 수요 회복에 ‘흑기사’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연구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가구 소득을 반영해 분석한 주택 구입 여건을 살펴보면 주택 구입 여건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향상됐는지에 대한 이해가 쉽다.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전국 중간 주택가격이 19개월치 평균 가구 소득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3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거 가구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가장 낮은 시기라도 평균 약 2년치 소득 수준을 보여 왔다. 현재 주택가격은 이 수준을 밑돌고 있으니 주택 구입 여건이 유리해졌음을 알 수 있다. 기타 가구비용 지출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2년이 채 안 걸리는 시기에 주택 구입을 완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A 지역의 가구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2000년대 중반 주택시장 활황기에 무려 4.5년치까지 치솟은 바 있지만 최근에는 약 2년치로 떨어져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부담이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결국 최근의 유리한 주택 구입 여건이 주택 구입 수요를 불러일으켜 주택 시장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와이스 리서치의 마이클 라슨 연구원은 “주택가격 하락폭이 큰 일부 주택시장에서는 주택 구입이 임대보다 오히려 유리할 정도”라고 말했다. 뉴포트비치 소재 재정설계업체 핌코의 스캇 사이몬 디렉터는 “올해 주택가격이 약 5% 추가 하락하며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투자자 활동 재개
최근 주택시장 내에서 감지되고 있는 부동산 투자자들의 활발한 투자활동도 주택시장이 이미 바닥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주택가격이 바닥에 근접해야 매입 활동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특성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활발한 주택 매입 활동은 투자자들도 이미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은 융자를 얻지 않고 전액을 현찰로 지급하는 ‘캐시’ 매입이 주를 이뤄 주택시장 건전성 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부풀려진 주택가격을 고비율 대출로 매입하던 과거 투자행태가 주택시장 침체를 불러 일으켰다면 최근 투자자들의 ‘올 캐시’ 매입 현상은 주택시장의 기초 체력에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올 캐시’ 매입 현상은 주택가격 하락폭이 큰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2006년 대비 주택가격이 50% 이상 폭락한 마이애미의 경우 지난해 이뤄진 주택거래의 절반 이상이 ‘올 캐시’ 매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활황기인 2006년 4분기에는 이같은 ‘올 캐시’ 주택거래 비율은 고작 13%였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주택시장 침체폭이 큰 피닉스의 경우도 지난해 ‘올 캐시’ 주택거래 비율이 2008년도의 3배 수준인 약 42%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캐시’ 매입은 주택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곧장 투자손실로 직결되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올 캐시’로 주택을 산다는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택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거나 떨어지더라도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역별로 고른 가격 회복세
최근 발표된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전국적으로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주택가격이 2006년 대비 전국적으로 약 31% 하락했고 지난해에만 약 4.1% 하락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차압 매물 등 ‘그림자 매물’의 영향으로 전국 주택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전국적인 가격 하락세에도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지역의 수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 1분기 전국 152개 대도시 지역 중 134개 도시에서 기존 중간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2010년 4분기에는 주택 가격이 오른 도시가 78곳, 하락한 곳이 71곳으로 비슷해졌다.
나머지 3개 도시의 주택가격은 전분기와 변동이 없었다. S&P지수 위원회 데이빗 블리처 위원장은 “전국 주택가격과 지역별 주택가격 간의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다”며 “주택시장 활황 후 나타나는 불황기를 빠져나고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로컬 마켓 모니터(LMM)의 최근 조사에서도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미 종료됐음이 감지됐다. LMM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중 전국 315개 주택시장 중 대다수인 274개 지역의 주택시장이 ‘안정’ 이상의 등급으로 분류됐다. 반면 ‘위험’ ‘투기’ 등의 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은 41곳으로 지난해 8월 조사(62곳)에 비해 크게 줄었다.
LMM의 캐롤린 벡스 최고 영업책임자는 “전국 대부분의 주택시장이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며 “3년 전과 달리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에 더 이상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해 투자 적기임을 암시했다.
올해 안에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질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이 퍼지면 주택 거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주택가에 즐비한 오픈 하우스 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