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원정피로는 어차피 각오한 것이었다. 선수부족이 큰일이었다. 개인사정 등 때문에 동행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샌프란시스코협회 소속 3명에다 감독과 기자를 합쳐도 선수단은 13명뿐이었다. SF3인의 원정합류는 1월 라스베가스 다민족 축구대회에 SV선수들이 동행해준 데 대한 우정의 품앗이였다.
실리콘밸리OB축구회(회장 서양수)가 이중삼중 겹고생을 뚫고 LA축구협회 주최 2011 OB축구대회 3위를 차지했다. 6일 세리토스 스포츠 팍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LA, 오렌지카운티, 글렌데일 등 남가주 8팀과 유일한 외지팀 SVOB를 합쳐 9팀이 출전했다.
내년이면 환갑인 문동일 감독이 센터포드로 나서는 등 빠듯한 가용인원을 풀가동한 SVOB는 지난 대회 우승팀 화랑과의 조예선 첫판을 0대0 무승부로 마감한 뒤 사우스베이와의 둘째판에서 문동일 이상호 여성구 정석화 이성민 박삼욱 선수 등이 연쇄 골퍼레이드를 벌이며 7대1 대승을 거뒀다.
준결승 진출의 기쁨은 잠시, 교체선수 부족에 따른 내상은 길었다. 여성구 선수는 쥐난 다리를 달래가며 필드를 누볐고 이상호 선수(허벅지)와 박삼욱 선수(허리)도 부상을 참아가며 뛰었다. 50대 후반 서양수 회장을 비롯한 선수들 대부분 단 1분도 쉬지 못하고 무교체 강행군을 거듭했다.
설상가상, SVOB는 10여분만에 준결승을 치러야 했다. ‘멀리서 온 친구들’을 배려한다고 주최측이 SVOB의 첫경기를 가장 늦게 잡아준 것이 화근이 됐다. 짙은 안개로 1시간이상 지연되는 바람에 2차전 뒤 휴식시간이 거의 없어졌다. 준결승 상대는 오렌지카운티, 교체선수도 풍부한데다 2시간가량 쉰 홈팀이었다. SVOB의 저력은 대단했다. 문 감독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누적피로와 줄부상의 덫에 후반동점골을 내준 뒤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물러섰다.
아쉬워할 겨를도 쉴 겨를도 없었다. 갈길바쁜 축구노장들은 곧 이어진 결승전 관전도 시상식 참가도 접어둔 채 파김치가 된 몸들을 이끌고 서둘러 북가주로 내달렸다. LA카운티를 벗어나기도 전에 어둠이 짙어졌지만 함께하지 못한 멤버들이 합류하면 6월 OC미주체전 등 어느 대회에서든 보다 높이 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은 더욱 환해졌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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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LA축구대회에 출전한 실리콘밸리OB팀이 디펜딩 챔피언 화랑과의 1차전 휴식시간에 작전타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