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길

2011-02-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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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언어 가운데 막말이 심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욕설도 늘어나고 있다. 막말과 욕설이 무엇인가? 나오는 대로 내뱉는 상스럽고 야한 말, 남을 헐뜯는 비난과 모함의 말일 것이다. 건전한 사회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저질의 말이다.

그런 말씨가 젊은이들 심지어 초등학생과 여학생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니 어쩌다가 동방예의지국이 이 지경이 됐는지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첫째는 부모나 기성세대에게서 배웠고 둘째는 영화나 TV 같은 영상물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셋째는 친구들이 하는 말을 따라하게 되었을 것이다.

부모들이 자녀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거나 남을 원색적으로 욕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에서도 스토리 전개와 별 관계없는 욕지거리가 자주 나오고 가정에서 늘 보는 홈드라마에서까지 상소리와 막말이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고 있다.


이런 생활분위기 속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예전처럼 도덕이나 예의교육을 받지 않은 탓에 분별력 없이 무슨 멋인 양 따라 배웠을 것이다.

선량이라는 여야의원들의 회의에 욕설과 멱살잡이가 예사로 등장하며 중요공직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명확한 평가와 심사보다는 치졸한 폭로와 비방전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 수준의 의원이라면 넓지 않은 한국에서 과연 300명 가까이 두는 것이 합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100명, 아니 50명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하는 짓을 보면 지역구고 인구비례고 다 그만두고 각 도에서 힘 좋고 목소리 큰 1명씩 뽑아도 의사 처리에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에 대한 언급은 프라이버시와 관계된 일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올바른 비평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꼭 필요하겠고 백보 양보하여 단순히 재미 정도의 가십 이야기는 애교로 봐준다고 하지만 무고, 폄하, 근거 없는 비방과 매도, 악플, 무조건 반대 등은 건강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악습이며 한국의 선진화를 가로막는 병폐 가운데 하나이다.

잘하는 사람, 앞 서 나가는 사람을 격려해 주고 밀어주기 보다는 배 아파하고 딴지 치려는 풍토 속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

가장 무서운 모함은 열등감 에서 나온다. 열등감은 선의의 경쟁보다는 무조건 끌어내려서 아래로 쳐 박으려는 일종의 정신병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제도를 몇 번씩 극구 칭찬한들 무슨 소용인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이겨서 오로지 좋은 학교에 들어가거나 출세만 노린다면 교육의 참 목적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언어는 그 사회의 문화이며 척도이다. 아름다운 말씨는 건전한 시민의식 속에서 만들어 진다. 한인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잘 살고 크게 되는 일에만 애쓸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세계를 닦는 일에도 충실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많은 한인단체들이 두 쪽 나고 갈라지고 할 때는 보나마나 막말이 오갔을 것이며 분명 욕설이 뒤따랐을 것이다.

우리가 선진사회를 원한다면 그런 부류들이 우리 사회를 더 이상 주도하지 못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방조하거나 한 통속이 되는 것이다. 좋은 언어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며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통로이다.


조만연
수필가,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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