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촌은 회복 가격 2% 상승 바닥에 근접 5% 추가 하락 현수준 유지
주택 매물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차압 및 숏세일 등 급매물, 지지부진한 주택 거래량, 높은 ‘깡통주택’ 비율. 가주 주택시장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선결과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는 무리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가주 주택가격의 수직 하락세는 2009년부터 주춤해졌다. 당시 시행된 주택구입자를 위한 세제혜택이 반짝 효과를 보이면서 주택 가격 하락세를 늦추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그램이 마감되면서 거래량은 제자리걸음으로 돌아왔다.
오히려 미래 주택수요를 앞당겼기 때문에 향후 주택시장에는 오히려 독약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올해 주택 가격이 소폭 상승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최근 쏟아지고 있다. 연초를 맞이한 긍정적인 전망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사라진 약 1조 7,300억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가치를 다시 회복하려면 조급한 마음으로 낙관론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겠다. 최근 주택시장에 낙관론과 현실론이 팽팽하게 뒤섞여 주택시장 전망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 가주 주택 시장은 어느 방향으로 향할까? LA타임스가 최근 5명의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뷰에서 해답을 찾아보겠다.
‘2007년 가격회복엔 상당한 시간’의견일치
■리처드 그린 (USC 러스크 부동산 연구소장) - 그린 소장은 가주 주택가격 회복은 어디까지나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린 소장이 주택가격 회복지역으로 꼽은 지역은 남가주의 라호야, 말리부, 라구나비치, 헌팅턴비치, 북가주의 팔로알토, 샌프란시스코, 머린카운티 등 소위 ‘고소득 부촌’들이다. 이들 지역의 주택가격은 향후 5년 내에 2007년도 최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그린 소장은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중가주의 주택시장이다.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소득 수준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지역이다. 거품이 붕괴됨과 동시에 주택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가주 전체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그린 소장은 지적했다.
반면 앞서 언급된 지역과 실리콘밸리, 웨스트LA 등의 지역에는 고소득자 몰려 있어 주택 시장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가격 회복은 시작 문제라는 것이 그린 소장의 의견이다. 그린 소장은 “가주 주택가격 회복 속도와 폭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이라며 “가주 전체 주택시장의 경우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발생하지 않는 한 2007년도 가격 수준을 조만간에 회복하기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슬리 애플턴-영 (가주중개인협회 수석연구원) - 애플턴-영 연구원은 가주 주택시장이 이미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2년 전부터 주택가격 하락세가 중단되고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것인데 다만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딘 것은 인정하고 있다. 애플턴-영 연구원은 “가주 전체적으로 주택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2007년도 수준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턴-영 연구원은 2007년도 당시 주택시장 상황을 ‘비정상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성행한 서브프라임 융자 관행보다도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가팔랐던 주택가격 상승 속도를 현재 주택시장 침체의 주범으로 지적하고 있다.
“2011년에도 주택시장이 힘든 한해를 보내겠지만 점차 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찾아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애플턴-영 연구원은 강조했다.
■브루스 노리스 (노리스 그룹 대표) - 차압주택 전문 투자업체인 노리스 그룹의 브루스 노리스 대표는 올해 주택가격이 약 5% 더 떨어질 것이라고 쓴 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최근의 주택가격 하락 진정세는 연방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것이어서 정부가 손을 떼면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주택 가격 하락을 예측하는 이유다.
노리스 대표는 “세제혜택 등의 지원으로 주택시장을 억지로 떠 받쳐 왔는데 이같은 모멘텀이 사라지면 주택가격이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주도의 세제혜택과 융자 조정 등의 부동산 지원책은 주택시장 회복을 2~3년 지연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현재 주택시장 회복에 필요한 것은 (정부 지원이 배제된) 순수한 주택수요를 바탕으로 한 주택시장 기초 체력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가주 주택가격 회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부분 더 이상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주택시장이 올해만 견디면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