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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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타운젠드 해리스 고교 12학년 김도연 군

2011-01-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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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사전에 ‘포기’란 없습니다 ”

뉴욕시 명문학교인 타운젠드 해리스 고교 12학년 김도연(17·미국명 제이슨)군은 지금껏 어떠한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포기해 본 적이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포기를 모르고 살아온 것은 어릴 때부터 다져온 운동이 밑바탕이 됐다. 그간 섭렵한 운동 종목만도 다섯 손가락을 꼽았다가 펴도 모자랄 정도. 태권도는 현재 공인 4단의 실력을 갖추고 있고 고교에서는 투포환 선수, 창던지기 선수, 원반던지기 선수로 각종 육상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볼링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중 무엇보다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레슬링. 고교 입학과 동시에 학교에 결성된 레슬링팀에 발탁돼 현재 팀내 유일한 한인이자 초창기 시작한 동기 중 유일하게 남은 선수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프로레슬링의 매력에 빠져있었기에 현재 고교 레슬링팀에서 활약하면서도 시합 도중 팔과 발목도 부러지는 부상도 속출했었지만 가장 실력 있는 선수들이 대결하는 A 디비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상을 당한지 1~2년이 지난 현재도 아직까지 치료 중이지만 레슬링이 너무 재미있고 고마운 것도 많아 포기할 수 없었다고.

여러 운동 종목에서 활약하다보니 시간도 빠듯하지만 그간 우등생을 놓쳐 본 적이 없는 것도 운동 덕분이었단다. 훈련을 끝내고 집에 늦게 들어와도 고교시절 내내 새벽 3~4시까지는 숙제와 공부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일도 어겨본 적이 없다. 공부 많이 시키기로 유명한 명문고에서 학과목 평점 95.43을 자랑하고 있다. 운동 연습을 많이 할수록 쓸데없이 보내는 시간이 없어져 오히려 효율적으로 시간 관리하는 습관을 익히는데 제격인데다 피곤함보다는 에너지가 넘쳐나고, 지도교사와 동기 선후배까지 대인
관계를 넓히며 사회에서 필요한 소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장점도 많다는 설명이다.


학과목 중에서는 과학과 수학을 가장 좋아해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입상 경력을 자랑한다. 아리스타 우등생 클럽과 더불어 과학, 수학, 라틴과목 등도 전국 우등생 클럽에 가입돼 있고 PS 31, MS 158 등 초·중학교 졸업 때마다 대통령 우등상도 놓치지 않았다. 평소 뉴욕타임스 과학섹션과 오피니언 지면을 가장 즐겨 읽고 있고 학업과 운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이달 1일 임기를 시작한 토니 아벨라 뉴욕주 상원의원의 지난해 선거운동도 열심히 도와 대통령 자원봉사상도 받았다. 대학에서는 전기공학과 성악을 복수 전공할 계획이다. 운동만큼이나 어릴 때부터 열심히 즐겨온 노래 실력은 ‘아메리칸 아이돌’ 도전을 준비할 정도의 수준이다. 평소 R&B와 재즈, 블루스 장르를 즐겨 부르고 5년간 익힌 베이스 기타 실력도 수준급이다. 앞으로 음악과 엔지니어링을 합친 새로운 기술도 개발하고 로봇분야 연구에도 기여하고픈 꿈도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에 처음 온 뒤 2-3년간은 학급 친구들의 놀림과 괴롭힘으로 미국생활 적응이 어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모든 역경을 버텨낼 수 있던 힘의 원천은 바로 가족이었다고.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도 또 다른 가족 자랑이고 특히 외할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에는 말로 다 감사할 수 없을 정도란다. 운동시합 도중 당한 수차례의 부상 이후 오히려 공부도 더 잘되고 시간관리 능력과 대인관계도 더 좋아졌다며 레슬링과 태권도 팀이 없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직접 팀을 만들어서라도 활동
하고 싶다는 끝없는 운동 예찬론도 펼쳤다.

다른 학교가 대학입학에 목표를 둔 곳이라면 타운젠드 해리스 고교는 대학 진학 후 성공적인 생존방법을 훈련시키는데 집중하는 훌륭한 학교라고 자랑한 김군은 유도 한국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용인대학 경호학교 교수를 지낸 김종기씨와 최인숙씨 부부의 2남 중 둘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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