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최유혜씨가 장편소설 ‘할라빼뇨’(문학과 의식)를 출간했다.
다섯 살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 이민 온 여자아이, 미군이 되어 국방색 더플백을 어깨에 둘러메고 떠나는 여인, 동성애자인 여자 공군장교를 주인공으로 ‘프리다 칼로보다 더 아프고, 더 강하고 성에도 한결 더 자유로운 여인’에 관해 쓴 책이다.
작가의 섬세한 상상력을 통해 표현된 레즈비언의 복잡하고 비밀스런 심리와 전형적인 이민 가정의 속살, 상처와 투성이인 가족들의 관계, 그리고 죽은 여자 친구 민디를 결코 잊지 못하는 주인공의 깊고 아픈 사랑이 애잔하다.
남자의 성향을 가졌으나 어떤 여자보다 예민한 영혼과 순수한 열정을 지닌 주인공 조이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복합적인 감성을 섬세한 촉각으로 진지하게 그려냈다. 터부시 되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잘 개발시킨 점이 돋보인다. 활달하고 건조하며 젊은 문체가 힘차고, 스토리는 속도감 있게 전개돼 순식간에 읽어지나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최유혜씨는 200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8년 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천사들의 도시’와 창작집 ‘낯선 땅에서 만난 소나기’를 출간했다.
소설 ‘하늘에 흐르는 구름에 임자 있던가’는 연극으로 만들어져 공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