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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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 낭만의 샌프란시스코

2010-12-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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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안개 걷히자 붉은 현수교 ‘SF 랜드마크’

“가슴 떨릴 때 떠나고, 다리 떨리기 전에 여행을 떠나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게 만드는 단어이다.

인류에게 여행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더 나은 먹거리, 더 나은 잠자리를 찾기 위해 이동했을 선사시대에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존재하기 위한 그 이동은 삶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 시대와 비교조차 힘들 만큼 풍족해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행은 여전히 삶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현대인들은 존재를 위한 이동보다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삶을 잃지 않기 위해 잊고 지내야만 하는 ‘여유’ ‘낭만’ ‘휴식’ 그리고 ‘행복’, 우리는 여행을 통해 그것들을 찾을 수 있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신발 끈은 질끈 묶고 가슴 떨리는 여행을 떠나자.




옛 선착장 피어 39번가 ‘샤핑의 명소’
길거리 콘서트, 언덕 오르는 전차 눈길 끌어
인근 나파, 실리콘밸리도 색다른 테마 여행



샌프란시스코는 언제 방문해도 정감이 넘치는 곳이다. 랜드마크 금문교를 찾은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캘리포니아 이야기
우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여행가적인 측면에서 다뤄 보면 크게 6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미국 제2의 도시 LA, 팜트리 늘어선 샌타모니카 해변, 다양한 테마팍이 있는 오렌지카운티, 장엄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인랜드 엠파이어, 미국 최고의 동물원을 가진 샌디에고 등이 속한 남가주 지역이다.

두 번째는 데스밸리와 조슈아 국립공원 모하비 자연보호 구역이 속해 있는 신비의 땅 ‘데저트 지역’이며, 세 번째는 요세미티, 세코야 및 킹스캐년 국립공원 등이 위치하고 미국 전역 최고봉인 해발 4,421m의 휘트니 산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최정상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시에라 고원 지역’이다.

네 번째는 사계절 축제가 끊이지 않는 프레즈노와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감도는 명품 도시들이 즐비한 ‘센트럴 밸리 & 코스트 지역’이며, 다섯 번째는 미국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해안선과 침엽수 숲, 깊은 호수가 있어 스포츠 매니아가 마음껏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노스코스트 & 샤스타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오늘 소개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멜트인(melt-in)된 변화무쌍한 도심, 세계 최고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이다.



피어 39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또 이곳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즐길 수 있는 배들이 여행객들을 바쁘게 실어 나른다.


■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이야기
낭만적인 항구, 짙은 안개 사이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붉은 현수교, 언덕 위를 달리는 케이블카, 악명 높은 죄수들의 감옥 알카트로즈 섬, 한 번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도 친숙한 여러 팝송, 할리웃 영화, 그림엽서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 곳을 한 번쯤 다녀온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처럼 정서적 거리감이 적은 도시이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게 되면 자유가 넘치는 도심과 다채로운 문화체험이 가능한 베이지역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된다.

시내 북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피셔맨즈 워프를 방문해 커다란 ‘게 그림’이 걸
려 있는 제퍼슨 거리를 방문해 보자. 무명 예술가들의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는 이 곳은 예전 이탈리아 어부들이 선착장으로 이용하던 곳이다. 피셔맨즈 워프 앞바다의 자그마한 섬 알카트라즈는 1934년부터 1963년까지 캘리포니아 연방 정부의 형무소로 사용됐던 곳으로 단 한 명의 탈옥수도 용납하지 않은 무시무시한 곳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영화 ‘알카트라즈의 탈출’, 션 코너리의 ‘더 락’ 등으로 이제는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최대 샤핑거리인 ‘피어 39번가’는 유난히 돋보이는 명소이다. 본래 선착장이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샤핑가로 자리 잡은 곳이다. 1,300여개가 넘는 전문상가들이 밀집되어 있고 각종 콘서트와 길거리 공연이 있어 사람들에게 늘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샌프란시스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는 역시 붉은빛 금문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현수교인 이 다리는 1937년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세운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자전거의 천국’이라고 잘 알려진 샌프란시스코답게 다리 한 쪽에는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를 건너면 해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고 모든 차량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받는다. 자전거 주차시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주차료도 없다.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이 곳곳에 있으니 금문교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

금문교 남단에 자리한 골든게이트 팍은 세계 최대 규모 공원으로 크고 작은 호수들, 수족관, 미술관, 동물원, 식물원 등이 있어 피크닉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이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따뜻한 햇살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금문교를 건너 길을 따라가면 풍부한 자연경관과 함께 수많은 예술가들이 생활하는 낭만의 거리 마린카운티가 있고, 북쪽으로 50마일쯤 더 올라가면 양질의 와이너리가 산재한 ‘소노마’와 ‘나파밸리’를 만날 수 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샤도네의 감미로운 향기를 맡으며 숲 속을 거니는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미국산 프리미엄 와인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나파밸리는 와이너리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평가 잡지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유명 레스토랑들이 밀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나파밸리에서는 300피트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스털링 방문센터를 꼭 방문해 보자. 넓게 펼쳐진 포도밭 중앙에 설치된 케이블카로 2~3분 올라가면 각종 와인 시음은 물론 발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춰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동쪽으로는 학생들의 거리 버클리가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세계 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있다. 자동차를 타고 약 40분쯤 북동쪽으로 가면 발리호라는 조그만 도시를 만날 수 있는데 `동물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마린 월드 아프리카 USA`가 있다.

독특한 나비농장과 환상적인 돌고래 쇼가 있어 자녀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박평식 <아주관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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