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관념의 굴레

2010-12-1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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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일보 오피니언에 한문을 쓰지 않고 소리로만 표시되는 한글로는 뜻을 알 수 없다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다. 한글이 소리로만 표시되는 글이라는 관념도 놀랍지만, ‘여의도 시계 제로’를 서머타임으로 이해했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여의도 시계 제로’라는 제목만으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뜻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왜냐하면 ‘여의도’라는 주어의 의미를 가늠하면 그 다음 시계가 시간의 시계(時計)가 아닌 시야의 시계(視界)라는 것은 자연히 이해되기 때문이다. 한문 외에 어느 나라 언어나 앞, 뒤에 오는 단어나 문장으로 한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은 IT시대에 한문을 놓고 엄청 고민했다. 수십만명 용역을 동원해 ‘실용 한문 육천’하며 해결됐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글은 컴퓨터에 바로 입력이 가능하지만, 중국, 일본은 바로 입력이 불가능하다.


핸드폰 같은 작은 기기에 열두 개 자판으로 문자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글은 한국어가 유일하다. 물론 세계화 시대에 여러 나라 언어를 아는 것은 유익하다. 허나 한문을 모르면 한글만으로 뜻을 알 수 없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정영근/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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