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완벽을 추구하면서 미쳐가는 니나(나탈리 포트만).
★★★
예술적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영육으로 집요하게 매어 달리는 젊은 발레리나의 정신적 파탄을 그린 섹시하고 어두운 드라마로 발레영화이자 거의 공포영화에 가까운 심리섹스 스릴러이다.
발레영화의 거봉인 ‘분홍신’과 연극 무대 뒤 여배우들의 경쟁심과 야망을 그린 ‘이브의 모든 것’을 연상케 하는데 후반 3분의1은 카트린 드뇌브가 정신분열증을 일으켜 완전히 돌아버리는 영화 ‘혐오’를 생각나게 만든다.
형식미가 어둡게 뛰어난 예술적으로 매우 고급인 영화지만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스토리나 전체적 감정의 톤을 제대로 개발하기보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지나치게 심리적 예술적 완성에 집념, 보는 사람에게 무거운 압박감을 준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더라면 보다 훌륭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제목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백조’의 또 다른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는 어렸을 때부터 실패한 발레리나인 어머니 에리카(바바라 허시)의 조정 아래 자기 삶을 오직 발레에만 매어달고 사는 처녀. 꿈에서도 발레요 발레로 성공하려고 너무 집착하면서 신체적으로도 이상을 일으킬 정도다.
니나는 뉴욕의 링컨세터에서 새로 공연될 ‘백조’의 오디션에서 주연으로 선발된다. 발레의 연출자는 독재적이요 육체적으로 강한 성적 매력을 풍기는 프랑스인 토마스(뱅상 카셀). 니나는 토마스의 지도 하에 맹훈련에 들어가는데 토마스는 니나가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긴장돼 백조와 함께 흑조 역을 맡기기엔 모자란다고 질타한다(보통 연출과 달리 토마스는 두 역을 모두 한 사람에게 맡기기로 결정한다).
이에 니나는 발톱이 부러지고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필사의 힘을 다해 역에 매어 달리는데 이런 집념이 마침내 니나의 정신을 유린하면서 니나는 점점 환상과 환청 등 광인의 지경으로 피폐화 한다.
토마스의 요구와 어머니의 통제 사이에서 심신이 황폐화 해가는 니나는 자신의 라이벌이자 어두운 분신과도 같은 발레리나 릴리(밀라 쿠니스)의 자신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다. 릴리는 니나의 적인가 아니면 옹호자인가.
클라이맥스는 ‘백조’ 공연. 갈수록 더욱 정신상태가 악화하는 니나는 무대에 올라 생애 최고의 춤을 춘다. 예술가는 과연 예술적 완벽을 위해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것은 죽음으로서만 가능한 것인가. 포트만이 생애 최고의 연기라고 해도 좋을 당차고 고통스럽고 또 정열적인 연기를 한다.
R. Fox Searchlight.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