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매만 스쳐도 …

2010-12-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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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나는 이것을 “소매만 스쳐도 사과하자”라고 고치고 싶다. 보행자가 많은 거리를 걷노라면 서로 옷이 스치거나 몸이 부딪치거나 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럴 때에는 반드시 “미안합니다”라고 한마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 장을 보러 코스코에 갔을 때였다. 계산대 앞에 줄을 서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툭 건드리고 지나갔다. 돌아다보니 젊은 한인 남성이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다. 나는 불쾌하지만 참았다.

한인들은 무례하다는 말을 어느 서구 사람이 한 적이 있다. 그런 말을 들어도 마땅하다고 느꼈다. 누군가와 부딪치면 서구인들은 반드시 “I am sorry”라고 하고, 일본 사람들도 ‘스미마센’이라고 하며 심지어 머리까지 숙인다.


서울의 남대문 시장 같이 복잡한 거리에서는 수없이 서로 스치고 부딪친다. 그때마다 ‘미안합니다’를 해야 한다면 하루에도 수십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수십번 아니라 수백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미덕이고 사회 질서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일에서부터 예의를 지켜야 일등 민족으로서의 자질이 갖춰진다고 굳게 믿는다.


한승민/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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