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밤
2010-11-27 (토) 12:00:00
비단자락 살포시 밟는 발걸음으로
낙엽을 조용히 밟으며 당신께로 다가갑니다
상월 그믐달 테두리에 비친 가난한 미소가
저의 눈을 서럽게 하는 11월 밤입니다
힘겹게 실려 오는 당신의 숨소리 너무 힘들어
저의 발걸음은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습니다.
짧은 시침(時針)은 너무 느려 지쳐있습니다
느릿느릿 다가오는 만남의 시각을 새기기 위해서는
저의 마음은 너무나 성급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여름 내내 가꾸시던 꿈꾸던 나뭇잎은
서리 뒤집어쓰자 핏 덩어리로 유산 되었습니다
모아진 시신들 정갈히 받들어 다비식(茶毘式) 치루려니
연기 속에 얼룩져 흘러나온 낙엽의 선혈이
한 해의 모진 삶을 얼룩에서 닦아냅니다.
긴 여정처럼 다가서는 당신과의 만남을 위해
저의 가슴도 낙엽처럼 타고 있습니다.
어서 당신 시계 그림자 위에 제 초침(秒針)을 얹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