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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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내달 11일 맨하탄 카프만센터서 독주회 이재욱 군

2010-11-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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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맨하탄의 카프만 센터(앤 굿맨 리사이틀홀) 에서 독주회를 갖는 이재욱군은 이미 5년전 펌프 업 지면에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재욱군은 음악을 위해 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에 유학을 온 중학 1학년생이었다. 미국에 온 지 2년 만에 쟁쟁한 꿈나무 연주자들이 재학 중인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성공적으로 연주 경력과 수업을 쌓고 있는 기대주였다. 다소 수줍은 성격이지만 똘똘해 보이던 재능있는 음악 꿈나무였던 재욱군은 이제 잘생긴 18세의 청년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예비학교가 아닌 당당한 줄리어드 음대생으로 야사 하이패츠나 나탄 밀스타인과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라는 자신의 꿈에 위해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재욱군이 바이얼린을 시작한 것은 5세 때. 당시 코리언 심포니 음악감독이던 홍연택 감독이 운영하는 영재뮤직교실에서 음악 이론과 피아노를 배우다가 그의 ‘범상챦은 귀’를 발견한 홍감독에 의해 바이얼린을 시작했다. 6살 때 첫 콩쿨 우승을 비롯해 도미 전까지 그 나이에서 수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콩쿨을 휩쓸며 재능을 발휘했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재밌어 했다. 음악가이외에 다른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더 배우려면 뉴욕에 가야했다. 그래서 한국종합예술대학 영재 스쿨에 재학 중 2003년 3월 당시 뉴욕필 악장이자 줄리어드 음대 교수인 글렌 딕터로우에
게 발탁되어 뉴욕 생활을 시작했다.


아직 서투른 영어, 갑자기 바뀐 환경 등 어린 학생에게는 부담이 될 만한 요소도 많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좋은 선생님들한테 교육을 받는다는 기쁨에 학업과 음악 모두 게을리 하지 않은 성실함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다양한 협연 경력과 수상 경력을 쌓아갔다. 2005년 뉴저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제 콩쿨에서 합 무대에서 뷔땅의 ‘바이얼린 협주곡 4번’을 놀라운 실력으로 연주, 시니어 부문의 대상을 거머쥐었고 금호 영재 독주회, 세종문화회관 연주회, 젊은이 음악제 초청 연주, 영산 아트홀 초청 연주 등에서 중학생 나이로 많은 연주 경력을 쌓았다. 줄리어드에서 그를 지도했던 세계적인 음악가 정경화씨는 “니가 한번 봇물이 터지면 어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제자의 재능을 칭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음악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면 혹은 음악을 전공하는 자녀를 키워 본 부모라면 한 사람의 제대로 된 음악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닌 노력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많은 10대에 연습에만 전념해야 하는 생활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던 어머니 박윤희씨가 아들이 대견한 이유도 지금 눈에 보이는 작은 성과들보다는 재욱군이 지난 7년간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왔기 때문이다. “엄마의 입장에서 어떤 땐 바이얼린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노력해 온 재욱군의 5년 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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