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노숙자들
2010-11-06 (토) 12:00:00
남편이 황급한 소리로 나를 부른다. 평소에 침착한 사람인데, 꽤나 당황했던 모양이다. 빨리 와 보라고 한다. 궁금한 마음에 쫓아가보니 가게 뒤편 구석에 웬 나그네가 매트리스를 길게 드리우고 깊은 잠에 취해 있다. 신발은 가지런히 놓였고 술병은 쓰러진 채로 있었다.
자기 집 안방인 양 곤한 잠을 청하여 누워 있는 어이없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 곳에 아주 터를 잡을 모양이다. 한편으로는 그 사나이가 가여워 보였다. 하지만 공공장소인 곳에서 잠들어 있는 일이 그리 좋은 그림은 아니다. 경찰을 부르기로 했다.
종종 홈리스들이 그늘 아래 앉아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술병을 기울이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한낮에 취하여 큰소리로 떠드는 모습들이 가끔은 성가실 때도 있다. 마음 한 구석에서 그들의 게으름을 질타하는 마음이 고개를 든다. 한때는 의젓한 사회인으로서 생활했던 홈리스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되도록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만, 이 사회가 구제할 수 없는 과제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그 자리에 있는 모습 그대로를 품어주고 마음을 나누어 상처 받은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 또한 고개를 든다. 그들은 다시 자활할 수 있을까. 사회의 냉엄한 얼굴을 확인한 안타까운 하루였다.
경옥란/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