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병에 대한 예우

2010-10-25 (월) 12:00:00
크게 작게
올해는 6.25 한국 전쟁 발발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20~30세의 젊은 나이로 국가를 위해 민족을 위해, 자유 수호를 위해 몸 바쳐 싸워서 나라를 지켰으며 많은 젊은 생명을 바쳐 오늘의 한국을 있게 했다.

누가 이 전쟁을 ‘잊혀 가는 전쟁’이니 ‘잊어버린 전쟁’이라 하는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산 역사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다가 전사하신 거룩한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살아남은 6.25 한국전 참전 노병 전우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지난 6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본국 6.25 한국전 60주년 행사에 초청되어 다녀왔다. 우리 해외 참전 전우들은 호텔에 숙박하여 4박5일 동안 좋은 대접을 받았다. 해외에서 온 노병들이 시간차로 인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호텔 로비에 앉아 지난날의 전쟁 이야기로 떠들썩하게 지내다 보니 새벽 3시가 되었다. 많은 대화로 노병들이 목이 마르고 답답하여 커피 생각이 났다. 돌아보니 커피샵이 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접수부에 있는 직원을 통해 당직 지배인을 불렀다. 젊은 지배인이 눈을 비비며 나와서 왜 찾느냐는 말투다. 커피샵은 자정에 닫고 아침 6시30분에 연다고 하며 돌아갔다. 노병이 쫓아가서 “여보, 지배인님. 우리 시간이 없어 그러니 부탁합시다”하고 사정을 다시 해 보았다.

그랬더니 지배인이 뒤돌아보며 응낙의 표시로 고개를 흔들었다. 가슴에 훈장을 단 80이 넘은 노병들이 앉아 있는 모습에 무엇을 느꼈는지 웃음을 보이며 “곧 대령합니다”하고 돌아가더니 30분가량 후에 다른 직원과 같이 커피를 끓여왔다.

컵에 커피를 따르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에게 인사와 대접을 할 줄 모르는 것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하며 웃으며 인사하는 것이었다. 노병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커피를 마셨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황혼의 우리 6.25 한국전 참전 노병들은 살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하고 아픈 곳도 많은 몸과 마음을 누가 위로해줄까? 진정으로 감사하며 커피 한 잔 대접하는 마음이 아쉽다. 젊음과 생명을 바친 노병들에 대한 마음으로부터의 예우가 아쉽다.


곽제호/한국전 참전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