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80년대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테러리스트 칼로스(에드가 라미레스).
★★★★(5개 만점)
1970년대와 80년대 유럽과 중동을 신출귀몰 하듯이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니면서 대담무쌍한 살인과 납치와 폭파 등을 감행한 악명 높은 베네수엘라 태생의 혁명광이자 일종의 과대망상증자였던 칼로스(본명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의 폭풍과도 같은 삶을 다룬 330분짜리 3부작 TV용 미니시리즈. 프랑스와 독일 합작품으로 감독은 프랑스의 올리비에 아사이야.
대하 액션 스릴러이자 한 인물의 성격을 파헤친 분명하고 꽉 짜인 드라마로 역동적이요 스릴 넘치고 박진하며 흥분되는데 세계를 넘나들면서 가차 없이 테러를 감행한 칼로스의 행동과 개인의 됨됨이를 세밀하고 큰 화폭에 큰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거침없는 장인의 솜씨로 다루고 있다. 재미 만점의 경탄할 만한 영화다.
제1부. 산체스가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한 투쟁기구인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에 가담하면서 칼로스라는 투사명을 취한다(칼로스는 별명이 ‘재칼’이었는데 영화에선 그것을 쓰지 않는다).
그는 이어 1974년 적군파와 함께 헤이그의 프랑스 대사관 습격과 엘 알 여객기 습격 시도를 해 과감한 테러를 감행하면서 자신의 명성을 쌓는다(액션 신들이 신경을 건드릴 만큼 사실적이다).
제2부. 혁명 미치광이인 칼로스는 일행과 함께 1975년 비엔나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의장을 점령, 사우디아라비아의 야마니 석유상을 비롯해 참석자들을 인질로 잡는다.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인질사건과 비행기를 요구해 인질들과 함께 탈출하는 장면은 실로 장관이다. 그러나 칼로스는 혁명 광기에 취해 단독적인 행동을 하는 바람에 PFLP로부터 쫓겨나 동베를린에 가서 자신의 조직을 결성하기로 결정한다. 여기서부터 서서히 그의 몰락이 시작된다.
제3부. 1979년. 칼로스는 철의 장막 안에 있는 헝가리에 거주하면서 부다페스트와 동베를린 사이의 무기밀수를 관리한다. 그리고 헝가리에서 파리에서 자행되는 여러 가지 테러행위를 원격 조정한다.
그러나 서서히 세계 지정학적 양상의 변화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면서 칼로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왕년의 동지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무국적자나 마찬가지인 칼로스는 수단에서 도망자로 연명한다. 칼로스 역을 맡은 베네수엘라 태생의 에드가 라미레스가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을 한다.
22일(오후 7시), 23일(오전 11시, 오후 6시에는 아사이에가 나온다), 24일(하오 3시). 축소판(116분)은 25, 26, 27, 28일(모두 오후 7시30분).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