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월 단상

2010-10-1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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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무언가 아쉬움을 주는 달이다. 열정의 계절이 그 등을 보이며 애잔하게 떠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봄을 보낼 때는 덜 하지만 여름을 보낼 때는 세월의 흐름을 눈으로 감지한다. 하여 달력에서 8월을 접고 9월을 맞이할 때는 기분이 조금은 스산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10월은 어떤가. 9월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있다. 9월에 느꼈던 세월의 무상함 대신에 익어가는 가을로 이미 들어섰다는 체념 섞인 설렘과 꺾어진 한 해의 출구를 저만치 의식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예로부터 10월을 상달이라 했다. 상달이란 으뜸이라는 뜻이다. 농사를 짓는 백성들에게 10월은 한 해의 결실을 마무리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도 농사 못지않은 상달의 의미가 10월에 집약 되어 있는 것 같다.


지나간 세월에서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 사람은 아직 남은 날들에서 성취를 추구해야 할 시간이며 많은 것을 수확한 사람은 그 것을 얻기 위해 잊고 있었던 감사와 보답을 작정하는 시간이다. 10월은 작은 나와 그렇게 작은 내가 만든 인연과의 관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너무 크게 생각하지도 말고 지나친 아쉬움에 치를 떨지도 말자. 작은 인연들을 매만지며 가는 날들이다.

그렇게 보내고 나면 갑자기 연말이라는 날들이 점령군처럼 들이닥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10월은 금세 떨어뜨릴 유리잔을 닮았을지 모른다. 더 소중하게 더 충실하게 진정한 상달이 되도록 천천히 소로를 걸어가는 길목이 되어야한다.


신석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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