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한국영화제 참석 ‘허수아비들의 땅’ 노경태 감독

2010-10-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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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 점철된 현대사회 아이러니한 세상 담아

시간과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시각의 세상을 담아내는 노경태(사진) 감독.

모마(MoMA.뉴욕현대미술관)가 코리아소사이어티와 공동 개최한 2010 뉴욕한국영화제 참석차 지난 28일 뉴욕을 방문한 노경태 감독은 영화제 초청작인 ‘허수아비들의 땅’(Land of Scarecrows)에 대해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낯선 이방인으로 살았던 나 자신의 경험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4일과 29일 모마에 이어 이달 3일 오후 6시50분 브루클린의 뱀 로즈 시네마에서도 상영되는 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허수아비들의 땅’은 사회의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미묘하면서도 아름다운 타블로로 그려냈다. 환경오염으로 호르몬 이상이 생긴 트랜스젠더 장지영, 필리핀에서 입양돼 한국에 온 로이탄, 코리안 드림을 안고 시집온 필리핀 여자 레인 등 세명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물질적, 정신적 오염과 아이러니한 세상을 담아냈다. “환경오염과 인간정신에 늘 관심을 갖고 영화작업을 한다”는 노 감독은 “지나친 발달로 인간 정신을 오염시키는 미디어를 피해 가끔은 무인도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을 전공 후 대기업 증권회사의 증권 중개인으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영화감독이 된 배경에 대해 “증권회사 다닐 때 받은 우리사주가 1년 만에 1억원을 벌어준 덕에 평소 꿈이던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대가 컸던 부모에게 MBA(경영학 석사)를 공부한다고 둘러댄 후 시카고 컬럼비아 칼리지와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실험영화를 공부했다.

4년간의 유학생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서울 변두리에 살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험적이며 시적인 단편들을 엮어 만든 첫 장편 독립영화 ‘마지막 밥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하고 로카르노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노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한 뉴욕에서 기회가 닿으면 영화작업을 하고 싶다”며 “상업영화에 도전한다면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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