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인생
2010-09-27 (월) 12:00:00
이제 미국에 연수를 온지 1년이 넘었다. 그간 만나본 남자들의 인생은 2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았다.
K형은 이민 온지 15년이 넘었다. 한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와 한때 좋은 인생을 살았으나 이민을 온 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건설회사 들어가서 아스팔트 공사일도 해 봤고 통신회사에서 케이블 설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입사하여 아파트 청소와 관리 등 닥치는 대로 했다. 때로는 직업이 없이 6개월을 놀기도 했다. 그럴 때면 아내의 직업으로 살아간다. 지금은 친구가 운영하는 차량 렌트 회사에 들어가 영업일을 하고 있다.
이제 나이도 40대 중반을 넘어섰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왔다. 그래도 젊음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큰일이다. 받는 보수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 돈으로 가족 4명이 살아가는 게 신기하다.
한편 L형이 있다. 이 분도 한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민을 왔다. 벌써 17년째이다. 처음 5년간은 정말 힘들었다. 전공인 회계분야의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길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도 그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들었다. 드디어 6년째 되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회계 관련 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영어 못한다고 무시를 당했다. 그래도 버텼다.
이런 그의 노력은 3년이 못가 회사에서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기에게 못되게 굴었던 상사는 이제 자기 부하가 되어 일을 하고 있다.
남자의 인생은 일로서 완성된다. 자기 속에 잠재된 능력과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성과를 맛볼 때 인생의 꽃이 핀다. 이민 온 후에 K형도 L형처럼 살았어야 했다. K형이 지금이라도 한 우물을 파기 바란다.
이경만/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