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따라온 할아버지
2010-09-22 (수) 12:00:00
고국의 둥지 떨치고
큰 바다 건너
생의 마지막 숙박지
이국 밭고랑에 삶을 묻고
지울 수 없는 화인
가슴에 박혀 하얀 울음 운다
처자식도 어매도 어데 갔나?
눈도 귀도 낯 설은 땅
멍하니 떠가는 구름만 본다
입맛마저 니글니글
열무김치 따라온 할아버지
물김치 어데 갔냐고
그 시원했던 물김치 맛
두렁두렁 밥상머리
목젖에 걸린 가시처럼
맘에 못이 되어 아픈 세월을
한 사발 열무김치로 달랜다.
-양로원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