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은 내일의 우리의 자화상

2010-09-1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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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준 변호사, VA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9세라고 한다.
노인들을 공경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아직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아마도 우리도 늙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노인들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젊었을 때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고 애쓰다가 나이가 들면 손자 봐주고 살림 살아주신다. 그러다 아이들이 크고 나면 자식들의 짐이 되어 스스로 노인 아파트를 가시거나 독립하시길 원하시는 우리의 노인들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을 어릴적부터 보고 배운 우리들이지만 많은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미국정부가 효자 자식보다 낫다”고 하신다.
돈없이 나이가 들어도 날짜만 되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수표, 아프면 무료로 치료도 받을 수 있는 정책, 그리고 어르신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집이 있어 서로 의지하고 살 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고맙냐고 하신다.
“어느 자식이 군소리 없이 매달 생활비를 주며 어디에 썼냐고 나무라지도 않고 꼬박 꼬박 챙겨주겠냐”며 정부가 너무 고맙다고 하신다.
그런데 그런 노인들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 현금 감추어 놓은 것을 훔치고 아끼고 몸에 지니지도 못했던 귀금속도 훔쳐 간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냉동실에 두었던 돈도, 화분밑에 감추어 두었던 돈도 이제는 남의 돈이 되어 버렸으니….
내가 아는 어느분은 할머니가 혼자 살다 집을 팔려고 공사를 맡겼는데 본인이 파산을 했으니 수만불의 공사비를 모두 현찰로 달라고 해서 은행에서 현찰로 만들어 주고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눈가림 공사로 인하여 벽은 갈라지고, 화장실 바닥은 세고, 문짝은 다 맞지 않고, 또한 작은 콘도에 맞지 않는 큰 히팅 유닛를 설치하여 전기값이 두 배로 나오게 하는 등 부실 공사를 하여 집을 산 사람이 매우 후회하고 있다. 이 사실을 차후에 안 할머니는 집을 잘 고쳐서 한국 사람에게 줄려고 했는데 도리어 원망을 들으니 억울하다고 발을 동동 굴렸다.
약하고 힘없는 노인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런 파렴치한 행각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치매병에 걸린 노인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다고 한다.
약물치료와 가족이나 친구가 사랑으로 돌보아주는 두가지를 실험했는데 약물치료는 20-30% 의 효과를 보았고, 사랑치료는 70-80%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사랑이 외로움의 최고의 처방약이다.
“보는 게 정이요, 혀 밑에 정이다”라고 했듯이, 혀 밑이란 대화를 뜻하고, 자주 보고 대화하는 것을 자녀에게도 교육을 시키고 우리 자신들도 실천에 옮겨야겠다.
현재 노인복지를 위해 자선 단체나 교회 혹은 노인회 등에서 수고를 하시는 모든 분들께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런 헌신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동포 사회는 더욱 건강해 질 것이다.
부모나 노인들께 잘하면 내 대가 아니면, 내 후손들이 축복을 받는다고 한다.
노인을 공경하는 일은 어떤 특별한 단체만 주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사랑 캠페인이다. 세계의 수도 워싱턴에서 사는 우리들이 먼저 그 작은 운동을 시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나 한사람이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도 할 수 있지만, 그 한사람이 바로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 정화 캠페인 중 하나이다. 십계명에서도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듯이, 부모 공경과 노인공경에 더욱 마음을 두어야겠다. 왜냐하면, 오늘의 노인들의 모습은 내일의 우리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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