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사람들
2010-09-14 (화) 12:00:00
데이빗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얼마 안 되는 야구경기장 입장권 몇 장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년 월드시리어스 경기입장권 다섯 장을 구단에 요청한 뒤 돈도 안주고 표를 받았다는 것이다. 주지사니까 의당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이것이 나중에 직권남용으로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일이 터지자 다급해진 나머지 날짜를 소급한 수표를 슬쩍 내놓았다는 구차한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비록 몇 천 달러도 안 되는 이 사건으로 직권을 남용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벌금 10만 달러를 내게 될지는 몰라도 법을 위반한 것만은 사실이다.
벌금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들어 놓은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준법정신을 상기시켜주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요즈음 한국에서 터져 나오는 뉴스는 2년 전 일이 다시 떠오르게 한다. 청와대인사들과 고위공직자들을 기용할 때 ‘고소영’이니 ‘강부자’니 하는 신종용어까지 나돌도록 만든 인사 청문 소동을 우리는 기억한다. 지난 경험을 통해서 이제는 청와대의 모든 잣대가 올바로 세워졌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 너무 큰 바람이었나. 이번 8.8개각에 총리를 비롯해서 몇몇 고위공직자들에게서 또다시 위장전입, 탈세, 부동산투기 등등의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어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세계경제 15위의 나라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대통령으로 뽑혔다는 오늘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이 정도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더 기막힌 것은 교육을 위한 전입이니 나쁘지 않다는 변명이나 국민들이 이해해주면 된다는 뻔뻔한 기대다. 이에 비하면 2,000달러 좀 넘는 야구장 입장권 때문에 수모를 겪고 있는 패터슨 뉴욕 주지사 사건은 어린아이 장난처럼 느껴진다.
호기선/ 전 하버그룹 수석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