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½ (5개 만점)
“멀리 있어도 우리 사랑은 진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떨어져 사는 연인
각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떨어져 사는 두 청춘남녀의 직업과 사랑을 둘러싼 갈등과 어떻게 해서든지 거리가 사랑을 희석시키지 못하게 하려고 몸부림치는 노력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이자 드라마다.
주제가 사실적이요 또 참한데 그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어정쩡한 연출력과 내용과 별 상관도 없이 남발되는 지나치게 천박하고 더러운 섹스농담 때문에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다.
일종의 시리오 코미디인데 별로 우습지도 않고 또 별로 진지하지도 못한 기형적이요 불균형적인 영화가 되고 말았는데 얘기 서술이나 농담들이 모두 자연스럽지가 못하고 억지로 갖다 맞춘 듯이 거북하다. 이 영화로 데뷔한 여류 나넷 버스틴 감독은 듣고 있기가 민망한 잡다한 성적 농담을 사용해야만 영화가 코미디로서 제대로 관객에게 어필할 수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실제 애인 사이로 둘 다 귀엽고 상냥하게 생긴 드루 배리모어와 저스틴 롱이 열심히 연기를 하는데도 영화가 너무 상스러워 그들의 순진하고 순수한 사랑의 얘기에서 쉰 냄새가 난다.
뉴욕의 레코드회사 종업원인 개렛(롱)은 애인에게서 버림받은 지 몇 시간이 안 돼 바에서 만난 에린(배리모어)과 대뜸 눈이 맞아 둘이 과음한 뒤 침대에 든다. 에린은 스탠포드 대학원의 저널리즘 전공 학생으로 뉴욕의 한 신문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중.
개렛과 에린의 데이트와 함께 개렛의 두 친구인 댄과 박스가 소개되는데 성적으로 지독히 상스러운 농담은 이 두 친구의 입에서 하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인턴생활이 끝나고 에린이 서쪽으로 떠나는 날 개렛은 공항으로 달려와 에린에게 둘이 장거리 사랑을 하자고 제의하고 에린도 이에 응한다. 이어 영화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오락가락하면서 두 사람의 근황을 보여준다.
이 뒤로 장거리 애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묘사된다. 둘은 시간차를 너머 전화로 사랑을 속삭이고 폰섹스를 시도하면서 몇 달에 한 번씩 주말에 시간을 내 애인을 찾아가 그리움을 푼다. 그리고 개렛은 샌프란시스코에 직장을 수소문 해보나 매번 실망한다.
애인과 함께 있지 못하는 문제는 급기야 두 사람을 좌절감에 빠지게 하면서 둘의 사랑이 위기를 맞으나 샌프란시스코의 유력지에 취직이 된 에린이 직업을 포기하고 뉴욕으로 가기로 결심하면서 그 위기가 진화된다.
그러나 에린의 언니 코린(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이 에린의 뉴욕행을 반대하면서 개릿은 과연 자기가 너무나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하고 회의를 하게 된다. 영화는 현실적으로 끝나지만 그 것도 억지 현실 같다. 배리모어와 롱의 콤비는 그저 그런 편이고 들을 만한 팝송이 많이 나온다.
R. WB.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뱃놀이 중 개렛과 에린의 키스하는 모습을 인상을 쓰며 바라보는 개렛의 두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