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이너리 나들이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는 가을의 문턱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와이너리 여행을 권하고 싶다. 가을의 정취는 와인의 향기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와이너리는 남가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북쪽으로 나파밸리나 소노마 카운티부터 남쪽으로는 테메큘라까지 수많은 와이너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일단 캘리포니아 와인 메카로 불리는 나파밸리는 와이너리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코스다. 만약 테이스팅만을 위한 좀 더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샌안토니오 와이너리도 가볼 만하다.
나파밸리는 미국 와인의 메카
몬다비와 베린저 와이너리 유명
LA 근처는 샌앤토니오 가볼만
■ 나파 밸리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메카. 프랑스에 보르도와 부르고뉴가 있다면 미국에는 나파밸리가 있다. 로버트 몬다비, 베린저 등 최고급 와이너리 200여개가 자리한다. 와인 비즈니스의 활황과 더불어 고급 외식산업의 발전도 함께 이뤄졌는데, 1990년 말 오픈한 ‘프렌치 런드리’는 세계 10대 식당으로 선정될 정도다. 특히 욘빌(Yountville)지역은 미국에서 단위 면적당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곳으로, 그 유명한 토머스 켈러가 운영하는 프렌치 런드리, 부숑(Bouchon), 부숑 베이커리, 애드 호크(Ad hoc) 등 최고급 식당들이 즐비하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나파밸리 하면 로버트 몬다비를 빼 놓을 수 없다. 몬다비는 1966년 ‘금주법’이 풀리자마자 나파밸리에 와이너리를 세운 인물이다. 그의 리더십과 노력으로 당시 유럽 와인의 모작 수준에 머물던 나파밸리의 와인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다비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 천혜의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물론 최고급 수준의 와인으로 해마다 엄청난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주소: High Way 29.
Oakville, CA 94562
•문의: (888)766-6328
robertmondaviwinery.com
▲베린저(Beringer) 와이너리
몬다비와 함께 나파밸리 와이너리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베린저는 와인 제조에서 캘리포니아 최고 양조장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관광산업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곳으로, 정문서부터 잘 가꿔진 가든 그리고 테이스팅룸까지 지나치다고 할 만큼 예쁘게 꾸며져 있다.
1876년 독일계 이민자에 의해 설립된 베린저는 레드와 화이트 와인 모두 세계 정상에 오른 바 있는 와이너리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샤도네는 각종 와인대회에서 나파밸리 최고의 샤도네로 수십 년간 등극해 온 명품 와인이다. 또 베린저는 1876년부터 시작해 20세기 초 알콜 금지령 중에도 교회 납품 명목으로 와인 생산을 지속한 관계로 역사 깊은 유물이 가득한데 ‘천상의 맛’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100년 이상 된 카베르네 소비뇽 빈티지가 그 중 하나다.
•주소: Main Street 2000. St.
Helena, CA 94574.
•문의: (707)963-7115
www.beringer.com
■ 샌타이네즈 밸리
LA에서 두 시간 거리로 비교적 가깝고 경치가 아름다우며 솔뱅, 롬폭 등 유명 관광지들이 인근에 있어서 하루 이틀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다.
샌타바바라의 와인 산지 4개의 구역(Santa Maria Valley, Los Alamos Valley, Santa Ynez Valley, Santa Rita Hills) 중 하나로 와인의 맛으로 볼 때 아직 나파밸리나 소노마 카운티, 파소 로블스 만큼은 못하지만, 피노 누아 만큼은 상당히 잘 만드는 와이너리들로 유명하다.
▲브라이들우드(Bridelwood) 와이너리
스패니시 미션 스타일로 품위 있게 지어진 와이너리 정문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105에이커의 그라운드에는 경마장 스타일의 목장과 큼직한 호수도 조성되어 있다.
중가주 포도밭에서 특별하게 선별한 포도로 만든 피노누아(Pinot Noir)와 샤도네(Chardonnay) 등은 향기가 뛰어나고 신선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와인으로 그 명성이 높다.
•주소: 3555 Roblar Avenue
Santa Ynez
•문의: (800)467-4100
bridlewoodwinery.com
■ 샌안토니오 와이너리
샌안토니오 와이너리(San Antonio Winery)는 1917년에 설립됐다. LA 다운타운의 동쪽 LA 강변에 위치, 이전에는 LA 강변의 포도원에서 강물을 길어 포도를 키워 와인을 만들었는데 샌안토니오 와이너리야 말로 LA시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북가주 나파밸리와 파소 로블레스 등지로 포도원을 옮겼으나, 양조장은 여전히 예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소: 737 Lamar St. LA
•문의: (323)223-1401
sanantoniowinery.com
•자세한 정보: aguadulcevineyards.com
■ 와이너리 여행 주의점
1. 충분한 시간을 가질 것
성격이 급한 한국 사람들은 테이스팅은 10분 만에 끝내버리고 다른 와이너리로 향한다.
하지만 와이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다니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히 테이스팅을 하다보면 술에 빨리 취하게 되기도 하지만 시간과 여유를 갖고 음미해야 할 와인과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포도원 풍경과 테이스팅 룸 분위기 같은 것을 즐기지 않고 빨리 빨리 돌아다니기만 하다보면 진정한 와이너리 여행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2. 자신의 주량을 유의할 것
와인 테이스팅 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하는 것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자신의 주량에 맞게 적당히 마시고, 와인의 맛만 보고 싶다면 스핏-버켓(spit-bucket)을 사용해 맛만 보고 뱉는다.
3. 이 밖의 팁
와이너리 여행의 전리품은 뭐니 뭐니 해도 와인 글래스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와인 테이스팅에서 사용한 와인 잔을 공짜로 가져가게 하고 있는데 대부분 리델(Riedel) 글래스를 주기 때문에 시음비가 아깝지 않은 짭짤한 수확을 챙겨올 수 있다.
<홍지은 객원기자>
가을과 와이너리는 잘 어울린다. 친구·가족들과 와이너리를 찾아 여유를 즐기는 것도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솔뱅 USA 닷컴>
깨어날 날을 기다리며 오크통에서 잠자고 있는 와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