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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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쉽게… 더 빠르게… 팔고 산다

2010-09-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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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실시간 접속 가능 정확한 정보 입수
셀러·바이어 요구 중재로 감정싸움 줄여
공정한 매매 계약서 작성에도 큰 도움

■중개인이 필요한 이유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주택 매물 검색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달리는 차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주택 매물 검색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한 매물 검색에 익숙한 바이어들은 부동산 중개인들보다 주택 시장 사정을 오히려 더 자세히 꿰뚫고 있다.


하지만 주택 매물 검색은 주택 구입의 시작 단계일뿐이다. 주택 구입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흔히 오퍼로 불리우는 주택 구매 계약서를 실수 없이 작성해야하고 상대방과 가격 등 구매 조건에 대해 치열한 협상을 벌여할 때도 많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절차가 주택 구입 과정 내내 기다리고 있다. 주택 구입 전과정을 대리해주는 부동산 중개인이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 한발 앞서 업데이트된 정보

최근 인터넷 상에는 주택 매물을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들이 그야말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부 웹사이트는 그런대로 업데이트가 제때 실시돼 정확한 매물 정보를 싣고 있는 반면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바이어나 셀러의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웹사이트도 많다. 하지만 이들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가 대부분 지역별 MLS에 올라있는 매물 정보와 연계된 것들이다. ML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보다 한발 늦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반인들은 MLS의 접속이 제한된 반면 부동산 중개인들은 MLS에 대한 접속 권한이 있어 일반인들보다 한발 앞선 매물 정보를 제공 받는다. 최근 일부 MLS는 일반인들도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방했지만 일반인들에게 제공되는 매물 정보가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셀러의 경우도 부동산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집을 팔 때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각오를 해야한다. 일부는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도 결국 집을 파는데 실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요즘에는 누구나 주택 매물 관련 웹사이트에 매물을 사진과 함께 간편하게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매물 정보란에 자칫 잘못된 정보를 기입하게되면 주택 매매 과정 내내 문제화될 수 있고 매매 후에도 법정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인터넷상에 매물을 소개하는 작업도 아무래도 최근 바이어들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부동산 중개인들이 한수 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인터넷에 매물에 대한 정보를 실수없이 그럴싸하게 올리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바이어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나 이메일에 하나씩 답변을 해야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로 일반인들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다. 만약 바이어의 연락을 하나라도 놓치면 그만큼 주택 매매 과정이 지연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감정이입이 없는 협상

셀러와 바이어간에 주택 거래를 직접 하게되면 협상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고 쉽게 거래를 마칠 수 있으로 생각 된다. 결정권자인 셀러와 바이어가 직접 거래하면 아무래도 제 3자를 거칠 때보다 거래 절차가 빠를 것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셀러와 바이어간에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그동안 순조롭게 진행돼 오던 주택 거래는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제3자인 부동산 중개인이 바이어와 셀러 각자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게되면 양측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주택 거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닥재, 페인트 색상 등 실내 디자인이 맘에 썩 내키지 않아 구입이 망설여 지는 집이 있다. 자신의 기호에 맞게 실내 디자인을 새로 꾸미는 데 비용이 들 것 같아 예상 비용만큼 가격을 깎아 보려는 바이어가 셀러에게 이같은 의사를 잘못 전달했다가는 셀러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 쉽상이다. 디자인이라는 게 전적으로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자칫 바이어가 자신의 취향을 무시한다고 받아 들일 수도 있다.

만약 돌아가신 부모님의 취향대로 실내 디자인이 꾸며졌다면 무시감은 더 커져 바이어와 셀러의 관계가 얼음장 갈라지듯 깨진다. 하지만 해당 주택에 감정 개입이 필요없는 중개인을 거치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고 협상 과정을 물흐릇듯 순조롭게 이끌 수 있다.

중개인은 실내 디자인에대한 바이어의 의사를 직접 전달하기 보다 최근 주택 실내 디자인 트렌드를 예로 든다거나 또는 주변 경쟁 매물들의 실내 디자인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셀러를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 익숙한 구매 계약서 작성

‘직접 주택 판매에 나서는 셀러’(For Sale By Owner)들이 주택 거래 과정에서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바로 주택 구매 계약서 작성하는 작업이다. 구매 계약서의 목적은 양측이 동의하는 구매 조건을 문서화 해 만약에 발생할 지 모르는 법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직접 거래때 법적 분쟁 소지도

따라서 바이어와 셀러 양측에 공정하도록 계약서가 작성되어야 하는데 만약 셀러나 바이어가 구매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면 한쪽으로 유리하게 계약서 내용이 치우치기 쉽다.

계약서의 형평성 문제에 앞서 계약서에 사용되는 용어들을 이해하는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부담이다. 용어들 대부분이 부동산 및 법률 전문 용어들로 잘못 이해하고 사용했다가는 나중에 뜻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된다. 주택 거래 경험이 풍부한 부동산 중개인들은 부동산 용어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익숙하다. 또 예상되는 각 경우에 따른 법적 결과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기때문에 계약서 작성시 원치 않는 실수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부동산 중개인을 거치면 일반인들에게는부담스러운 주택 구매 계약서 작성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

부동산 중개인을 고용하기 앞서 대부분 고객과 중개인의 관계를 명시하는 ‘서류’(Agency Disclosure)에 양측이 서명을 한다. 이 서류에 서명을 하는 순간 중개인은 바이어든 셀러든 고객을 상대로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를 다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고객의 이익을 위해 중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중개인이 고객의 이익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수탁 의무에 소홀하다고 판단한 고객이 소송을 제기하고 법정에서 입증될 경우 중개인은 처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서류를 통해 중개인과 고객의 관계가 성립되면 고객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에이전트를 두는 셈이다.

반면 셀러와 바이어가 직접 거래를 하면 서로에게 신의성실의 의무가 없기때문에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거래에 나서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칫 일부 사실을 숨겨 주택 판매에만 급급하게되는 유혹을 떨쳐 내기 힘들 때도 있다. 만약 사소한 문제가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지게 되면 결국 각종 법률 비용으로 중개인 수수료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 수수로 비용 절약? 글쎄…

부동산 중개인을 두지 않고 집을 판매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중개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경우 수수료 절약을 고사하고 주택 판매에도 실패 하기도 한다. 직접 주택을 파는 셀러들은 인근에서 매매된 주택 가격을 근거로 판매 가격을 정하기 마련이다.

인근에서 매매된 대부분의 주택이 중개인을 통해 매매됐다고 가정하면 직접 판매 셀러들은 주택 거래 가격의 약 4~6%에 달하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셀러가 직접 판매하는 주택을 보러다니는 바이어 역시 중개인이 개입되지 않은 매물이라 수수료 금액 만큼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결국 그만큼 낮은 가격에 오퍼를 제출하게되고 셀러는 수수료 비용 절약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준 최 객원기자>


부동산 중개인들은 일반인들보다 한발 앞서 업데이트 된 매물 정보를 얻어 주택 거래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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