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채우는 공복들
2010-09-02 (목) 12:00:00
몇 달 전 LA 어느 조용한 산장에서 민족시인 추모의 밤을 마친 후 몇몇 시인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시인이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의 윤동주의 서시를 능가하는 시가 동서양에 있을까 하는 말을 하였다.
과연 수긍이 가는 말이다. 암울한 시대에 자기 자신과 조국 앞에 철저하게 살다간 윤동주가 지금 회자되는 이유도 알만하다.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인들도 “바람이 이는 잎새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윤동주를 음미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후반기여서 레임덕 현상이 우려되는 때고 또 다음 선거에서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인사들을 골랐을 터인데 총리 내정자를 위시한 몇몇은 청문회 자리에서 견디다 못하여 스스로 물러났고 남아있는 후보들도 좌불안석인 모양이다.
고급 공무원이 되기까지 공복을 생각하기보다 사복(私腹)을 채우는 데만 급급한 것이 아닌가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무엇을 하려면 뒷거래가 없이는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있다. 대한제국이 망할 때도 관찰사자리는 얼마요 군수는 얼마요 하는 정가가 있었다고 한다. 함경도 북청에서 물지개 지던 이용익이가 돈이 많아서 재무부 장관이 되었음에랴. 대한제국이 망한 전철을 지금 밟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거대한 로마제국이 망한 요인은 외세가 아니라 내부의 부패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수립된 지 65년밖에 안되었는데도 지금 이 모양이니 앞으로 35년 후 100주년이 될 때는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경제가 세계 10권에 진입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대청소 작업을 해야 할 때다.
허도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