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식당들이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한인타운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음식 가격들이 최근 들어 타운 식당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비교적 오래된 한식점 중의 하나인 ‘빚고을 명가’는 여름철 음식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물냉면을 3.99달러, ‘오늘의 런치’를 4.99달러에 세일하고 있다. 이 식당은 이같이 큰 폭으로 세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에 못보던 가격 파괴, 냉면·순두부가 3.99
41달러 하던 불고기, 냉면 포함 16.99달러에
이 식당의 나오미 김 매니저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이같이 파격적인 세일을 실시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오늘의 런치 메뉴도 하루하루 다르게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랑마켓 몰에 자리 잡고 있는 분식점인 ‘종로김밥’은 치킨 종류를 제외하고 메뉴 3개에 무조건 1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조규민 사장은 “이같이 팔면 별로 남는 것이 없지만 박리다매로 많이 팔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세일을 시작했다”며 “아직까지는 손님들의 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동보성 식당’은 순두부, 육개장, 동태국밥, 일식 우동, 자장국수, 야채볶음밥 등을 3.99달러에 아침·점심·저녁으로 서비스 하고 있다. 강홍상 사장은 “부부들은 집에서 요리할 필요 없이 10달러만 내면 충분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식 세일을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해도 식당’은 물냉면을 3.99달러에 계속 세일해 왔고 최근에는 그동안 41달러를 받아왔던 육수 불고기를 런치 스페셜로 냉면 2개를 곁들여 16.99달러에 팔고 있다. 데보라 김 매니저는 “불경기에 손님들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생각으로 세일을 하고 있다”며 “손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중국식당인 아서원은 2개월 전부터 자장면 4.60달러, 짬뽕 5.98달러에 팔고 있다. 한남체인 몰 옆 구 두레박식당 옆으로 최근 이전한 ‘장모집’은 이전기념으로 설렁탕을 5.9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의 김진정 회장은 “한인 식당들이 제 살 깎기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업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식당 음식 값이 하락해 집에서 점심을 가져오는 것보다 식당에서 사먹는 것이 싸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가든그로브 블러버드는 한식을 중심으로 베트남, 중식, 일식 등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다.
<문태기 기자>
한인타운 식당들은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가격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남체인 몰로 이전한 ‘장모집’ 직원이 손님에게 설렁탕을 서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