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굽어지고 지팡이를 든 한 노인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길을 가고 있었다. 노인은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지팡이로 박자까지 맞추며 신나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목을 쭉 빼고 노인을 바라보던 길가에 나루 꽃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인생을 거의 다사셨는데 뭐가 그리 즐거우세요? 이제 저는 곧 시들어 슬퍼서 죽을 것 같은데요”
할아버지는 “그래서 나를 불렀구나! 그러나 너무 슬퍼하지 마라. 나도 머지않아 세상을 떠난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이야! 이미 지나버린 과거나 아직 오지 않는 미래 때문에 현재를 망칠 수는 없지 않겠니?”
이 일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있는 이 순간이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살아있는 ‘현재’가 중요하다.
인간은 때로 순간을 살면서도 과거에 얽매여 있을 때가 많다. 문제는 내가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과거의 무엇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보다 불행했던 기억을 생각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어제는 부도난 수표이고 내일은 약속 어음이며 오늘은 준비된 현금”이란 말이 있다.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사람의 마음 가운데 3%의 좋은 생각만 있어도 좋은 삶을 살아간다. 인생은 살다보면 늘 부족하고 아쉬움이 더 많다.
한국이나 미국도 이제는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고 독거(獨居)노인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현대는 사랑의 부제(不在)시대 라고 한다. 사랑과 행복은 객관적이 아니고 주관적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 근저(根底)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하는 갈구가 있다. 이 세상에는 무엇이라도 혼자서는 태어나지 않는다. 기쁨은 슬픔과 함께, 소망은 낙망 속에 싹트지 않는가.
때로는 오늘이 생의 마지막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마지막’이라는 놀라운 힘을 실어준다면 삶이 얼마나 진실 되고 의미가 깊은가! 이 세상을 떠나가는 진짜 마지막 날에 내 삶은 참 행복했다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9월, 가을의 문턱에서 상념(想念)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