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불타고 있는가?

2010-08-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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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로마는 불타고 있었다. 최고 통치자 네로 황제에게 로마인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불타는 로마를 노래하고 있었다.”
비참한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는 산모의 아픔이었다. 나는 그것을 초대교회의 뜨거운 불길이 대 로마제국을 정복하는 위대한 사건의 시발점이었다고 본다.
“대통령의 인격에 필수 구비조건이 무엇인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로 탄핵위기에 몰렸을 때 미국의 S신문사가 제시한 설문(여론조사)의 제목이다. 조사결과 신념이 48%, 지도력이 36%였다. 윤리성은 16%에 불과했다. 그것은 10% 이상의 명제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다.
르윈스키 스캔들 때문에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에 미국 국민의 16%만이 찬성했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공화당 주도의 대통령 탄핵론은 빛을 잃고 말았다. 오랫동안 계속되어온 미국의 적자 경제를 흑자시대로 전환시킨 클린턴 대통령의 업적 앞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은 탄핵의 이유가 될 수 없었다. 사실 그 흑자 경제는 그린스팬(Greenspan)의 업적이다. 그것이 그린스팬이 클린턴을 구해주었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 국민은 르윈스키 사건을 대통령의 개인 문제로 보고 관용을 베풀었다. 그 때 미국 국민의 필요는 윤리가 아니라 돈이며 재정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 미국의 경제가 불타고 있다. 2천 년 전 로마의 불길을 연상케 한다. 오히려 로마의 불길은 비교도 될 수 없는 거대한 불길이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은 지금 전쟁 중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피 흘리고 있다. 적과의 싸움뿐만 아니라 무더위와도 싸우는 전쟁이다. 피와 땀과 눈물과 생명을 요구하는 전쟁터에서 젊은이들이 신음하며 쓰러지고 있다. 그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가?
미국은 지금 ‘로열 웨딩(Royal Wedding)’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전쟁터에서 쓰러지는 병사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그것을 듣지 못하면 로마의 네로와 같이 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클린턴 국무장관도 로마의 네로로 전락될 수 있다는 말이다. 슬픈 일이다. 로마의 비극을 답습하는 것 같아 슬프다. 그것은 다시 반복할 수 없는 치욕의 역사다. 그것은 결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미국은 지금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해결책이 무엇이며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그것이 교육이며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미셸리 교육감을 높이 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리(Rhee) 교육감의 교육혁명은 지금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그것은 학교 내에서의 교육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 기성세대를 변화시키는 교육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내외분은 지금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배우기를 바란다. 그분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증한 분이다. 그것이 한국 선진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밑거름은 누구나 필요하다. 미국은 더욱 그렇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도 밑거름이 되고 싶은 욕망으로 지금 50%의 재산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의 불끄기에는 부족하다.
마지막 카드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이다. 전 현직 대통령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1분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직후에 말한 첫 마디 선언이었다.
그렇다. 미국은 지금 지체할 시간이 없다. 미국은 지금(네로처럼) 노래할 때가 아니다.


이홍섭
경로재단 이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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