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막내 동생 이야기

2010-07-2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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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환용/훼어팩스, VA

내 동생은 6.25동이이다. 키가 크려고 했는지 갓난아기 때 초등학교 5학년인 내가 업어도 다리가 내 무릎에 닿았다. 많이 업어 주었었는데 어느덧 6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키가 커 학교 때 배재고 농구선수였으며 손재주가 좋아 무엇이든지 만드는 것을 좋아 했었고 해병대 월남 참전 용사였다. 제대 후에는 20만톤급 유조선을 타고 대양을 누비던 바다 사나이였다.
30년 전에 이곳 미국에 이민 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딸 둘을 낳고 열심히 살았다. 두 딸 대학도 보냈고 아빠라면 금쪽같이 생각하는 효녀로 키웠으니 자식 농사는 잘 지었다.
이젠 손자를 볼 나이가 되어 직장에서 은퇴해 등산도 다니고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못 간 여행도 다녀 볼까 했는데 호사다마라고 폐암 말기란다. 고 나쁜 놈이 다른 곳에도 전이 되었다고 한다.
교회도 열심히 다니며 기도 생활 열심히 했으며 주말에는 등산도 열심히 다니며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큰딸 임신 소식에 손자 볼 기쁨에 벅차 있었는데 제 나이 고희가 막 넘었지만 노인회 나가면 막내인데 인생 60은 이제 한창 때인데 데려 가시려 한다.
열심히 병마와 싸우고는 있지만 실날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면서 “주님 뜻에 맡기려 한다”는 말에 울컥 가슴이 미어진다. 주변에 지인들이나 가까운 분들이 “하나둘 하늘나라로 가시지만 하루하루 다르게 동생의 수척해 지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한시라도 주님 뜻에 순명하며 따르겠습니다”라는 믿음의 말에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 온다.
막내야 희망을 잃지말고 기도 열심히 하며 주님께 의탁해 보자꾸나. 주변의 많은 교우분들의 간곡한 기도와 식구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툭툭 털고 일어나 등산도 다니고 안사람 손 꼭 잡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자고 막내야 병마와 싸우며 꼭 승리하자 화이팅!
저는 71살 아직 젊다고 생각 하고 있지만 내 누울 자리와 누구라는 동판도 준비하여 가끔 찾아보기도 한다. 그래 내 자리는 여기지 하며 두 손 모아 기도 한다. 부르신다면 순명하며 따르는 것이 신앙의 자식이다. 막내야 힘내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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