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김창만칼럼“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37)이야기의 힘”

2010-07-03 (토)
크게 작게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학 사상가중 한 사람인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21세기의 경제구조를 “마켓 3.0”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마켓 1.0”의 시대는 상품중심의 시대를 말하며, “마켓 2.0”의 시대는 정보화의 시대, 그리고 곧 다가올 “마켓 3.0”의 시대는 인간의 영성(spirituality)에 호소하는 영적 마케팅의 시대라고 말했다. 이제는 인간의 경제행위를 이해하는 관점이 합리주의나 이성주의를 벗어나 영성주의로 이전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견(豫見)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소인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젠센은 21세기는 영적 상상력이 넘치는 이야기가 주도해나가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21세기의 소비자는 예전처럼 그냥 물건만 구입해가면 끝나는 단순한 인간이 아니다. 영혼이 갈급한 현대인들은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상품자체보다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그 이상의 영적의미와 가치를 지닌 상품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이나, 롤프 졘센의 ”드림 소사이어티“에 공감하는 기업의 선두주자들은 상품의 내용 안에 풍부한 영감과
감성이 담긴 ”이야기의 힘“을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한 예를 통하여 인간의 영혼과 감성에 호소하는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아보자. 요즘 같은 웰빙 시대에는 매일매일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래서 달걀 하나만 하더라도 이젠 가격과는 상관없이 무공해 달걀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유기농 인공사료를 먹인 닭이 낳은 달걀에는 건강에 해로운 디옥신, 린제인, DDT 등이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계업자들은 소비자들을 위하여 무공해 달걀에 대한 감동 이야기를 만든다. “이 달걀은 좁은 닭장에서 화학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의 알이 아닙니다. 한적한 시골의 넓은 마당에서 무공해 천연사료를 먹고 자란 한국토종닭의 알입니다.” 라고.


주부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다. 보통 달걀보다 훨씬 비싼 값을 내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무공해 토종달걀을 구입한다. 이것이 바로 “마켓 3.0”의 시대, “드림 소나이어티”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의 힘”이다. 그래서 1993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학 경제학자 로버트 윌리엄 포겔같은 학자는 “폭발적 물질적 부요를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을 추구하기 시작했으며, 가면 갈수록 영적원천을 갈망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지금 21세기의 사람들은 합리적 이성보다 풍부한 영성이 담겨있는 이야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상품을 파는 기업가들은 벌써부터 인간의 영성과 감성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가지고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볼보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다.” 라든지, “페더럴 익스프레스가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진다.“라는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교회는 도무지 세상에 관심이 없다. 세상을 감동시키고 움직일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좁은 닭장 안에 갇힌 닭처럼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 것이 오늘날 목사와 교인의 모습이다.

이쯤해서 성경 이야기를 해야겠다. 왜냐하면 인류의 역사 가운데 가장 풍부하고 신비한 영성이 담긴 이야기의 보고(寶庫)가 바로 성경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아브라함의 얘기부터 한다. 우리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갈대아 우르 친척 아비 집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하여 나갔다는 믿음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제나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나도 그 옛날 아브라함이 가졌던 무공해의 신선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겠다, 라는 결심을 한다. 또 연약한 이방 여인 룻이 갑자기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홀로 된 불쌍한 시어머니를 섬기기 위해 그가 믿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함께 믿겠다고 따라 나서는 아름다운 신앙의 이야기를 듣고 이내 무한감동에 사로잡힌다. 또 베들레헴의 유력자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택한 이야기와 그 사이에서 다윗이 나오고, 그 혈통에서 예수님이 오셨다는 신비한 이야기는 감동의 극치를 이룬다. 그리고 나도 룻과 같은 무공해 신앙의 길을 걸어야 하겠다, 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게 다 무엇인가? “이야기의 힘”(power of story)이다. 그런데 그동안 성경속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에서 아득히 잊혀 졌었다. 지금은 우리에게서 잊혀 져 간 아름다운 성경 이야기들을 서둘러 회복해야 할 때다. 지금은 “드림 소사이어티”의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