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널 사랑해, 나도 흡혈귀가 될게”
▶ 2편보다 재미있어진 액션 멜로
★★★½ (5개 만점)
스테프니 마이어스의 베스트셀러 시리즈 제3편이 원작으로 흡혈귀 청년과 인간 소녀의 애절한 사랑이 중심 플롯인데 특히 10대 소녀들의 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LA 다운타운의 노키아 극장에서 있은 프리미어를 보기 위해 멀리 동부에서부터 온 팬을 비롯해 틴에이지 소녀 팬들이 프리미어 며칠 전부터 극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했을 정도다.
제3편은 공연히 분위기와 무드에 치중하던 제2편 ‘새 달’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낫고 재미도 크다. 전반적 얘기와 플롯을 비롯해 인물들의 성격 개발이나 액션과 촬영 및 특수효과 등이 모두 제2편보다 낫다.
이번에는 인간 소녀 벨라를 둘러싼 두 초자연적 힘을 지닌 청년 간의 삼각관계가 주제를 구성하는데 이런 관계에서 긴장감과 서스펜스마저 감지된다. 영화는 이같은 삼각 로맨스와 함께 특수효과를 구사한 액션 신을 잘 섞어 감정이 가득하고 에너지가 역동적인 볼만한 액션 멜로드라마가 됐다.
처음에 어두운 시애틀의 거리에서 10대 소년 라일리(사비에르 새뮤얼)가 보이지 않는 흡혈귀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고 3년생 벨라 스완(크리스튼 스튜어트)과 그의 흡혈귀 애인 에드먼드 컬른(로버트 패틴슨)과 벨라와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몸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늑대인간 청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 간의 사랑의 줄다리가 한참을 계속된다.
벨라와 에드워드가 태양이 조는 초원에서 풋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고운데 벨라는 에드워드에게 처녀성을 바치고 또 그와 결혼해 흡혈귀가 되겠다고 조르나 신사적이요 구식인 에드워드(그의 나이는 109세)는 결혼 후에야 벨라의 몸을 가지겠다고 말한다(요즘 청년들이 보면 웃을 일).
벨라와 에드워드 간의 사랑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제이콥. 제이콥(로트너가 틈 날 때마다 상의를 벗고 늠름한 육체미를 자랑한다)은 벨라에게 ‘너도 내게 감정을 갖고 있지 않느냐’면서 집요하게 벨라에게 구애한다.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벨라에게 키스를 한다. 이에 응하는 벨라와 이를 점잖게 바라보는 에드워드.
이런 사랑의 얘기 사이사이 초현실적이요 단발적 충격을 주는 공포 장면을 삽입해 영화의 호흡의 긴장과 이완을 잘 조절한다.
클라이맥스는 복수심에 불타는 흡혈귀 빅토리아(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그가 생성한 강력한 힘을 지닌 이단 흡혈귀 그룹의 공격에서부터 벨라를 지키기 위해 에드워드의 무리와 제이콥의 부족이 잠시 동맹을 맺고 공격자들과 대결하면서 벌어진다. 컴퓨터 효과를 잘 이용한 이 전투장면이 박력 있다.
이 시리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젊은 배우들의 연기. 실력이 있는 배우들이 왜 좀 더 감정적이요 폭 있는 연기를 못하는지 모르겠다. 시리즈 제4편 ‘브레이킹 던’은 제1부와 2부로 나뉘어 개봉된다. 데이빗 슬레이드 감독. PG-13. Summit. 전지역.
제이콥(왼쪽)과 에드워드는 벨라를 놓고 삼각관계를 이룬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