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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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 앤 데이 (Knight and Day)

2010-06-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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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가야 해, 나 누명을 썼어”

▶ 탐 크루즈 주연의 액션 로맨스 스릴러

★★★ (5개 만점)


탐 크루즈가 신출귀몰하는 수퍼 스파이로 나와 지구를 돌면서 도주하고 총 쏘고 주먹질 하고 또 사랑까지 하는 액션 로맨스 스파이 스릴러로 여름용 팝콘영화다. 그러니 터무니없는 내용과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인물들의 성격 묘사 그리고 총알이 사람을 피해 다니는 기적 같은 것들에 대해서 불평할 필요가 없겠다.

옛날 스파이 영화와 스릴러들의 내용들을 여기저기서 차용해 만든 스타일이 내용을 앞지르는 대단히 시끄럽고 폭력적인(만화적이긴 하나) 만화 같은 영화로 제임스 본드 영화의 코믹한 아류라고 하겠다.


본드 영화 외에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셔레이드’ ‘콘도르의 3일’ 그리고 크루즈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과 현재 상영 중인 ‘킬러스’까지 모방한 독창성 모자라는 영화로 너무나 많은 것을 집어넣고 마구 뒤범벅을 해 소화불량에 걸리겠다.

그러나 보스턴과 브루클린을 거쳐 스페인과 잘츠부르크와 오스트리아 알프스 및 열대지방의 섬 등 경치와 크루즈와 상대역으로 크루즈 때문에 영화 내내 죽을 고생을 하는 캐메론 디애스의 콤비 등 그런대로 심심풀이 땅콩용으로는 적당하다.

영화는 처음에 캔사스 위치타 공항에서 시작된다. 공항 구내 가게에서 로이 밀러(크루즈)가 쇠로 만든 중세 기사(제목의 나이트) 인형을 산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을 구하려고 이곳에 왔다가 보스턴으로 돌아가는 자동차광으로 늘씬하고 아름답고 섹시한 준 헤이븐스(디애스)와 일부러 몸을 부닥친다.

여기서부터 로이와 준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함께 나쁜 놈들을 피해 도주하면서 온갖 액션과 모험을 겪는데 그 과정에서 둘 사이에 로맨스가 영그는 것은 불문가지.

CIA 요원인 로이는 무한 에너지를 개발한 젊은 과학자 사이몬(폴 데이노)을 보호하는 것이 임무인데 이 에너지를 비축한 용기를 국제 무기밀매단에 팔아먹으려고 로이에게 배반자의 누명을 뒤집어씌운 또 다른 CIA 요원 피제럴드(피터 사스가드) 때문에 계속해 달아난다. 여기에 스페인에 있는 국제 무기밀매단으로부터도 추격을 당해 세계가 좁다고 도망 다닌다.

처음 액션은 승객이 몇 안 되는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데 여기서 로이는 주먹과 칼과 총 등을 사용해 박력 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행기는 캔사스의 옥수수 밭에 불시착한다. 이어 로이는 동승한 준에게 수사기관 요원들이 찾아와 자기에 관한 질문을 하면 무조건 모른다고 말하라고 지시하고 준에게 약물을 투입, 기절시킨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장소를 보스턴과 브루클린에 이어 유럽으로 넘어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스페인의 세빌 등으로 옮겨가면서 계속해 액션이 일어나는데 컴퓨터 효과를 동원한 액션 신들이 과장이 심해 아이들 비디오 게임을 보는 것 같다.


크루즈가 오래간만에 코믹한 역을 맡아 아주 유연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영화가 우아한 데라곤 하나도 없어 그의 이력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다. 지금 이 영화는 개봉 전 조사에서 신통한 반응을 못 받아 배급사인 폭스가 걱정을 하고 있다. 제목은 코울 포터가 작곡하고 프레드 애스테어가 노래해 빅히트한 ‘나잇 앤 데이’(Night and Day)를 풍자한 것 같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PG-13.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모터사이클을 탄 로이(탐 크루즈·왼쪽)와 준(캐메론 디애스)이 세빌에서 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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