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인지 시장인지

2010-06-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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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에 가면 정말 도떼기시장 같다. 주일마다 정문에서부터 갖가지 음식을 늘어놓고 팔고 CD 팔고… 목적은 모두 선교란다. 예배 후 소그룹 모임에 가면 이번에는 학생들이 김밥, 아이스크림, 삶을 계란을 들고 와서 판다. 식당에 가면 또 참기름, 깨소금을 판다.

주일헌금 가져와서 헌금 봉투에 넣을 수가 없다. 아는 얼굴 보며 팔아주지 못하면 미안하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교회를 다니겠는가.

지난주에는 선교 바자라고 해서 완전 장터였다. 그 많은 교인들이 사고팔고, 발 디딜 틈 없이 밀려들고, 골라잡아 1달러라고 외치고, 학생들은 상기된 얼굴로 뛰어다니고.


왜 교회가 좀 더 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 이것은 영혼의 안식처가 아니다. 선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선교를 좀 덜하더라도 옳은 방법을 썼으면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조용히 예배드리면서 생각도 하고 기도도 하고 영적으로 성장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교인들이 서로 위로도 하고 세상 걱정도 덜어야 하지 않겠는가. 문 앞에서부터 물품들이 진열돼 있으니 설교를 들으면서도 찬송을 하면서 정문 앞 김치가 머리에 그려진다.

교회가 각성해야 한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교회가 변해야 한다.


손온유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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