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치안 부재
2010-06-18 (금) 12:00:00
아프리카 여행 시 대개는 케냐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찾는다. 영어가 잘 통하기 때문이다. 나는 얼마 전 나이로비에 머물며 케냐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다음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시 외곽에 여장을 풀고 한 달가량 남아공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이곳의 첫 인상은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의 어느 도시 같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고 도시 변두리와 교외로 나가 그 곳의 완연히 다른 광경을 보면서 두 얼굴의 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유명한 요하네스버그 도심 복판에서는 대낮에도 차를 대기가 겁이 났다. 그 곳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의 초청으로 그의 업소와 가정을 방문할 수 있었다. 주유소 옥상에 토치카 같은 옥탑 방을 만들어놓고 보초를 세우고 안에서 CCTV로 바깥 사정을 감시하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였다. 사는 집은 철 대문에 담 위로 전기선을 둘러놓고 현관과 중문에는 철책을 해놓고 침실 입구는 아예 이중철책으로 막아놓았다. 들창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았다.
남아공 백인의 선조들은 원주민들을 동원해 금과 다이아몬드 채굴로 부를 쌓았고 대부분 그 부가 대를 이어 오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인의 경우 1990년 인종차별 정책이 폐기되기 전까지는 수돗물, 전기, 공공의료를 이용하지 못했다. 남아공 농지의 87%를 아직도 백인들이 틀어쥐고 있다. 그래서 잘 사는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빈곤층이 지금도 물불 가리지 않고 총을 드는 것도 불사하나 보다. 선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양 충 / 미디어리서치 전문가